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막강한 캐릭터 블랙 쇼맨. 시리즈가 반갑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막강한 캐릭터 블랙 쇼맨. 시리즈가 반갑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최고은 / RHK
Black Showman to Maboroshi No Onna / Keigo Higashino, 東野圭吾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최고은 / RHK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는 유명한 캐릭터가 두 명 있다. 유가와 교수와 가가 형사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시리즈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던 때, 작가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한다. 

블랙 쇼맨. 시리즈 첫 작품인 장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하나는 ‘코로나 현실’을 잘 반영한 묘사였다. 코로나가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장례식장, 식당, 카페, 숙박업소의 현황이 잘 묘사되었다. 업소의 방역, 손님의 주의사항, 마스크 착용 습관, 대인관계 등을 빠르게 작품에 적용하였다. 또 하나는 ‘블랙 쇼맨’의 등장이었다. 이 인물은 알려진 게 거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과거에 마술을 했다는 것과 도쿄에서 바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과거 잘나가던 마술사 가미오 다케시는 눈속임과 손기술, 화려한 쇼맨십으로 상대방의 눈과 귀, 마음을 빼앗는 기술이 탁월하다. 작은 단서 하나로 많은 것을 유추하는 능력은 현대판 셜록 홈즈 같다. 게다가 과감한 행동력은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 시키며 작품의 재미를 증가시킨다. 전작이 장편의 묘미를 잘 살렸다면, 후속작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단편의 맛이 잘 우러난다. 단편으로 재정비했으니 그다음 작품은 장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쿄의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바 '트랩 핸드'와 마스터 가미오 다케시. 그는 바에 찾아온 고객의 사연에 맞춰 칵테일을 만든다. 손님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과 비밀이 있다. 이번 작품은 세 명의 여성이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 3편을 엮은 것이다. 마스터 다케시는 카페를 찾아온 손님을 응대하며 그들의 문제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물심양면 도와준다. 

1) 맨션의 여자
막대한 유산으로 물려받은 여성. 오래전에 관계를 끊은 친오빠가 등장하면서 유산을 노린다. 여성은 그에게 한 푼도 떼 줄 생각이 없다. 그런데 여성에게는 또다른 사연이 있었다. [외사랑(아내를 사랑한 여자)]에서 등장했던 ‘호적 바꾸기’가 다시 등장한다. 작은 단서, 소품 하나, 말 한마디로 중요한 내용을 알아내는 다케시. 천하무적이다.

2) 위기의 여자
‘트랩 핸드’에서 첫 데이트를 하는 남녀. 사귈까 말까 망설이는 분위기. 여자는 남자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때 마스터 다케시의 눈에 남자의 몹쓸 짓이 포착된다. 화려한 손기술로 여자를 위기에서 구하고 남자를 응징한다. 이 여자는 다음 편에도 깜짝 등장한다. 

3) 환상의 여자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했던 여자. 죽은 연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다케시는 여자가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남자의 숨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치밀한 사전 준비, 지인들의 도움, 의외의 인물 섭외. 신기술 ‘딥페이크’를 적용한다. 불륜과 치정극으로 시작했지만 따뜻함과 치유로 마무리 짓는다.

자신의 발목을 잡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후회하고,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현실의 자신을 갉아먹는다. 세 여성이 그렇다. 인생의 새로운 출구를 찾으려 애쓰지만, 매번 망설이고 포기한다. 벗어나려면 태세를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 원점에서, 근본을 바꾸는 것이다. 다케시 모든 문제의 출발점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도착점을 알아낸다. 그리고 도착점에 이르는 가장 바람직한 길을 찾는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 연작을 통해, 분량은 적지만,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아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비극의 원형을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낸다. 작가의 매력, 캐릭터의 매력이 풍성한 작품이다. 블랙 쇼맨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 정도 작품이면 조만간 영상화될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어떤 배우가 좋을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쇼맨 시리즈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 최고은 / 히가시노 게이고 / 알에이치코리아(RHK)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최고은 / 히가시노 게이고 / 알에이치코리아(RHK)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최고은 / 히가시노 게이고 / 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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