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주다 –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바다를 주다 / 우에마 요코 / 이정민 / 리드비(READbie)
海をあげる / 上間陽子
오키나와 출신의 저자는 오키나와의 청소년 문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위기 청소년(학업중단, 임신, 생활고) 문제를 다루다가
이후 십 대 여성의 생활과 어려움을 조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해왔다.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현지 여성 성폭행과 각종 범죄를 접하고, 오키나와 여성의
성폭력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오키나와는 일본에 있어 ‘아픈 손가락’이며 ‘차별의 설움’을 받는 지역이다.
한때 미국 군정을 받기도 했다. 일본 땅이지만 미국이 다스리는 것이다. 일본에
있는 미군의 대다수가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한 각종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군의 폭력과 범죄, 여성 상대 성폭력이 가장 큰
문제다.
저자는 오키나와에 거주하는 십 대 여성 중 일찍 아기를 낳아 기르는 여성,
미군의 성폭행 피해자, 가족에 의한 성폭행 피해자.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린
여성, 유흥업 종사자들의 사례를 조사하고 도움이 될 만한 일을 기획한다.
이들은 사회의 울타리 안에 들지 못해서 보호받지 못하고, 차별받고 있다.
이들의 인터뷰를 기록하고, 그 기사를 모아 이번 책을 엮었다. 인터뷰하면서
자신들이 받은 피해와 고통을 하소연하는 것만으로도 심적 치유가 된다.
여성의 불행은 대물림된다. 할머니, 엄마, 딸로 이어지는 비슷한 불행은
가족의 문제 이전에 사회문제다. 오키나와의 지역 특성, 역사, 관습,
경제적으로 오키나와 여성이 취약한 환경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일본 본토와는
다르게 오키나와에서 빈번한 사례는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개선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비슷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심적 치유, 안정, 용기를 얻는다. 이웃의 연대가 필요하다.
평범한 가정이라도 위기는 있는 법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남편의 불륜으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내용이다. 친구들이 모여서 하소연을 들어주고, 같이
분개하며 위로해준다.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한 끼 식사를 만들어주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떨어져 산 지 석 달이 지났을 무렵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도쿄 집으로 온 남편과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고 나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자세히 들었다.
오랫동안 여자가 있었고 그 여자가 이웃에 사는 내 친구라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한 달 전에 헤어졌고 지금은 내 친구에게 새 애인이 생겼다고 했다. 배신감에
힘들어하던 나를 도와준 것은 내 친구들이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미국에서 날아온
가즈미, 된장국을 끓여서 싸 준 마유미, 날 위해 울어 준 레이코.- 11p. (맛있는
밥)
이 책은 곤란한 처지에 놓인 여성의 이야기를 인터뷰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빠듯한 살림에 나이든 부모를
모시는 부부, 성폭력 피해자. 생활고에 놓인 여성들. 저자는 과격한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그것이 작은
일이어도 큰 힘이 된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니까.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내 슬픔이 있기에 타인의 고통도 이해하고 감싸 안을 수 있다. 힘겨운 일을
이겨냈을 때의 삶은 이전의 삶과는 또 다를 것이다. 작은 도움을 줘서 상대방이
재기한다면 자신 또한 용기를 얻을 것이다.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다.
나의 바다는 너의 바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면서. 그렇게 희망을 찾아간다.
너무나 절실한 현실을 앞에 두고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게 된다. 그런 이들의 목소리를 저자는 어떻게든 들으려고 한다. -
요미우리 신문
세상이 외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맛있는 밥 / 두 명의 꽃 도둑
깨끗한 물 / 혼자 살아가다
파도 소리와 바닷소리
상냥한 사람 / 3월의 아이
나의 꽃 / 아무것도 울리지 않는다
하늘을 달리다 / 에리얼의 왕국
바다를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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