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도시와 시골에서 사계절을 보내다. 5도 2촌의 라이프스타일

평범한 직장인이 시골집을 구했다. 소박하고 아름답고 여유로운 사계절 시골 생활. 자연과 더불어 5도 2촌. 가끔은 생활환경을 바꿔볼 만하다.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도시와 시골에서 사계절을 보내다. 5도 2촌의 라이프스타일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김미리 / 휴머니스트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 김미리 / 휴머니스트


도시 생활에 찌들고, 직장 생활에 치여 몸과 마음이 황폐해질 때, 마음은 시골을 향한다. 평범한 도시 직장인이 시골집을 마련하고 5도 2촌을 시작한다. 이 책은 직장인의 탈직장, 도시인의 탈도시 이야기다. 시골로 이주하는 것은 아니고 주중에는 도시에서 직장에 다니고 주말에는 시골집에 가서 농사짓고 생활하는 것이다. 

시골집을 구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내가 원하는 조건과 매물의 조건이 딱 들어맞기가 쉽지 않다. 쓸만하면 비싸고, 괜찮다 싶으면 너무 멀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했던 조건에서 많이 물러나 집을 구한다.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처음에 세워둔 조건은 ‘서울에서 1시간 이내, 주변에 이웃이 없을 것, 적당한 가격’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건의 문턱을 낮추다 보니, 서울에서 2시간 거리, 마을 외곽, 이웃집과는 두어 집 거리만큼 떨어진 곳이다. 가격도 처음보다 많아졌다. 그래도 만족한다.

집을 구했으니 이제 살 수 있도록 수리를 해야지. 거의 폐허에 가깝게 방치된 집이라 손 볼 곳이 많았다. 평소 생각해두었던 모습, 집의 형편에 맞게, 건축업자의 조언을 곁들여 집꾸미기 돌입. 그렇게 저자의 ‘수풀집’이 완성되었다. 이 집에서 시골살이에 돌입한다. 작은 텃밭도 가꾸고, 집을 다듬는다. 도시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게 시골의 일은 새로운 활력이 되었고,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서 ‘사람답게 사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도시 생활을 청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저자는 5도 2촌을 무리 없이 실천한다. 

주말 생활만으로도 도시의 부대낌이 완화되었고 생활은 여유가 생겼다. 손이 많이 가는 시골 생활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었지만, 걱정과 다르게 재미있게 잘살고 있다. 시골 텃세도 걱정이었지만 좋은 곳을 골랐는지 별문제 없다. 이곳에서 4계절을 보냈다. 계절에 맞춰 작물을 심고 거두었다.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며, 서울의 직장 생활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는다.

인간은 자연의 변화를 느끼며,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

저자는 시골 생활을 하며 시골에 대한 편견도 해소한다. 도시의 삶, 시골의 삶, 자연의 변화,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도 추스른다. 주거의 변화, 생활터전의 변화는 인생의 변화를 이끈다. 삶의 여유는 물론 생활의 재미, 그리고 일자리의 변화도 생겼다.

이 책은 시골집에서 보낸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사계절 일상에 대한 기록이다. 시골살이에 대한 로망이 잘 드러나 있다. 막연한 시골살이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현실로 이룬 대견한 모습이다. 지금 도시에서, 직장에서 허우적대고 있다면 용기 내서 돌파구를 찾으라. 실행하는 자가 얻는다. 생활이 정체되고 무기력하다면 사는 모습을 바꿔라.

저자는 시골집을 찾고 고치는 팁과 노하우, 시골집 매매 체크리스트를 친절하게 덧붙였다. 시공과정과 생활하며 자잘하게 수선한 과정까지 담았다. 또 저자가 많이 질문받은 5도 2촌 생활의 Q&A 도 꼼꼼하게 정리해서 수록했다.
 


시골 어르신이 새로운 이웃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앞집 할머니는 60년 전에 이 마을로 시집온 후, 마을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예순 중반의 어르신은, 젊은 시절 잠시 마을을 떠나 서울살이를 하셨는데 몇 해 만에 다시 돌아오셨다고 했다. 마을 어르신 대부분이 이러했다.

나는 서울에서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10년 가까이 살았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한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니 눈에 익은 건물과 가게가 많다. 출퇴근길에 매일 지나는 오래된 식당도 그중 하나인데 얼마 전, 그 식당이 헐리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그 식당이 무엇으로 바뀔지 궁금해서 며칠 내내 그곳을 기웃거렸다. 만약 내게 조금의 넉살이 있었다면, “여기 뭐로 바뀌는 거예요?”라고 슬쩍 물어봤을 것이다.

10년을 산 동네의 오래된 가게가 바뀌다니, 길을 지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공사가 얼마나 진행됐나 싶어, 돌아가는 길인데도 일부러 그 식당이 있는 길로 간 적도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평생 산 마을, 그것도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집에 낯선 이가 든다니 그 신기함과 걱정이 오죽하실까. 내가 마을의 핫이슈가 되고, 우리 집 마당이 핫플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낯설고 어색한 관계가 순식간에 편해질 리는 없다. 이 관계에는 다른 게 아니라 ‘시간’이 필요했다. 정겹게 색이 바랜 풍경화 속에 혼자만 새로 그려 넣어진 무언가처럼, 어색한 선명함이 사라질 시간 말이다. 나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그저 편히 있자고 다짐했다.

내가 이 마을에 들어오고 또 한 가구가 새롭게 마을에 정착했다. 조용하고 별일 없는 마을에 자주 없는 별일인 것이다. 그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자꾸만 그 집 담장을 기웃거리게 된다. - 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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