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넓게 보거나 깊게 보거나. 어느 방식이든
‘관찰’을 하고 그것을 실행(투자, 창업)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세상
살아가는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여행은 다양한 경험으로 마케터의 자질을
향상시켜준다.
‘마케터의 일’에 관한 책 두 권. 도쿄의 디테일, 마케터의 여행법
1. 마케터, ‘넓게 보기’와 ‘깊게 보기’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콘셉트의 책 두 권이 출간되었다. 두 책 모두 ‘마케터의
일’에 관한 책이다. 마케팅은 자주 쓰는 용어이지만 많은 의미를 갖고 있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개념이다. 마케팅 일을 하는 마케터의 일 또한 범위가
너무 넓다. 두 책은 마케터의 여행을 통해서 마케팅 아이디어를 얻고, 여행으로
마케팅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콘셉트는 매우 유사하다. 다른 점은
하나는 ‘넓게 보기’를 하고 다른 하나는 ‘깊게 보기’를 한다는 점이다.
[마케터의 여행법]은 유럽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것을
투자로 이끄는 내용이다. 여러 지역이고 관련 분야(업종)도 많다. [도쿄의
디테일]은 도쿄의 몇몇 인기 있는 장소에서 경험하게 된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었다. 신선함과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마케팅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넓게 보거나 깊게 보거나. 둘 다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어느 방식이든 ‘관찰’을 하고 그것을 실행(투자,
창업)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세상 살아가는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여행은
다양한 경험으로 마케터의 자질을 향상시켜준다.
2. 도쿄의 디테일 - 도쿄에서 디테일을 찾다.
도쿄의 디테일 / 생각노트 / 북바이퍼블리
회사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던 저자는 좋은 브랜드와 트렌드 관련
이야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한다. 그 내용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고,
브랜드와 마케팅, 트렌드의 영역을 관통하는 하나의 콘셉트인 ‘디테일’에
주목하며 다양한 사례들을 찾는다. 그리고 스스로 기록활동가라 부른다.
‘디테일(detail)’은 영어의 사전적 의미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다. ‘세부적인’, ‘꼼꼼함’ 이면의 무엇,
저자는 고객의 입장에서 체감하는 감동의 순간을 '디테일'로 정의한다(325p).
이러한 디테일의 이면에 자리하는 중요한 가치는 성실함이다. 언뜻 지루하고
귀찮게 보일지언정 한계를 극복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성실함을 만들고, 디테일로 연결된다.
디테일의 감각을 익히는 최선의 방법은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저자는 도쿄의 디테일을 경험하고 기록한다. 저자가 도쿄에서 메모하는 기준은
1) 기존에 보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나 디테일, 2) 아이디어나 디테일을
기반으로 떠올린 영감과 인사이트, 3) 영감과 인사이트를 공유했을 때 정보
가치가 생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일으킬 수 있는 것, 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였다.
communication / stategy / interview / respect /
marketing
도쿄에서 경험한 디테일은 작은 배려에서 시작한 것부터, 본질에 충실한 것,
또는 역발상으로 이루어진 것 등 다양하다. 이런 것까지 신경 썼나 싶을 정도로
감탄하고, 몇 가지 사례는 감동을 넘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교토에 있는 금각사와 은각사의 입장권은 그 자체가
부적입니다. 입장권이 곧, 그의 집안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 이런
입장권이라면, 사람들이 더 오래 간직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 207p.
저자는 직장인들의 ‘저녁’을 겨냥한 비즈니스(100p), 모듈화로
커스터마이징하는 시대(81p), 상품이 아닌 상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디스플레이하는 시대(315p)를 예측한다. 이런 디테일은 '표준'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다. 한 끗 차이로 새로움을 가져온 사례(259p)다. 산업의 흐름과 고객의
취향을 살펴보고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얻는다.
기존에 있는 것에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디테일을
보강하는 작업도 물론 의미 있지만, 존재하지 않던 분야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새로운 기획으로 선보이는 작업도 넓은 의미의 디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110p.
무엇보다도 디테일은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 핵심이다. 진정성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는가, 그것이 문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는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잘 파악한 뒤 혜택이 느껴지도록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325p).
무엇이든 진정성이 느껴지는 비즈니스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 312p.
이 책의 디테일을 말하자면, 군더더기 없고, 겸손하고, 알차다. 그리고
신선하다. 저자의 다른 저작물을 기대한다.
3. 마케터의 여행법 - 마케터와 투자자의 관점에서 여행하기
마케터의 여행법 / 김석현 / 북스톤
마케팅은 좁게 말하면 잘 팔리도록 기획하는 것이고, 넓게 말하면 제품의
기획부터 제조, 판매, 영향을 아우르는 말이다.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간단하게
마케팅을 정의한다.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와 관련된 모든 행위 전반이 마케터의 일이다(8p)’.
마케터의 자질과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취향’인데, 좋은 마케터는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취향은 경험을 통해 생겨나고, 시간이 쌓이면서
다듬어진다(25p). 좋은 취향이란 좋은 제품 및 서비스를 알아보는 안목이다.
좋은 취향은 투자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행은 취향을 만드는 유용한
수단이다(25p).
이 책은 마케터와 투자자의 관점에서 저자가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관찰하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한다. 유럽은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곳이며, 앞선 소비 트렌드를 먼저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유럽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과 시대 흐름에 맞춘 기업의 다양한 시도를
전한다. 유럽 시장에서 저자의 관점은 세 가지다. 1. 지속 가능한 경영, 2.
브랜드 경험, 3. 투자 감각.
마케팅은 단순히 물건을 많이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더 좋은 상품, 더 좋은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문화에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경영이다. 길게 내다보는
시각은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의 마케팅은 그런
개념이 필요하다. 긴 시간 개념, 넓은 공간 개념이 마케팅에 접목되면 다양한
제안들이 나올 수 있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문학적 배경, 성향 등도
마찬가지.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이자 마케팅 전문가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쓴 책 가운데 [컬쳐 코드]가 있다. 컬처 코드란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 의미’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동일한 제품 또는 서비스라 하더라도
문화권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을 실시하고 다른 광고를 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역시 그 사회 컬쳐 코드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230p.
과거의 마케팅은 일종의 전문지식이자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상식이 되었다. 세상 모두가 무언가를 마케팅한다. 마케터는 차별화에
대한 노력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여행은 그런 감각을 키우기에 효과적이다.
거기에 투자 감각이 더해지면 ‘관찰 -> 마케팅 -> 투자 ->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의 범주가
달라지고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저성장에 대해서 높은 접근성과 낮은
가격을, 유럽 축구에 대해서 스포츠 마케팅을 언급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디에선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마케터라면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physical
distance)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까지 줄일 수 있는
접근성 마케팅 혹은 접근성 브랜딩에 관해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
79p.
장기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득 수준이 낮고 차량을
보유하지 않으며 도시에 사는 1~2인 가구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이들이
유통업체에 기대하는 니즈는 높은 접근성과 낮은 가격이다. - 84p.
축구를 비롯한 모든 프로스포츠의 본질은 마케팅이다.
축구를 볼 때도, 야구를 볼 때도, 이종격투기를 볼 때도 이 점을 유념한다면
마케터로서 한층 흥미로운 관찰이 가능할 것이다. - 158p.
마케터가 지녀야 할 자질과 자세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이
된다. 1장에서 다루는 마케터의 여행기술은 저자의 의도와 행동을 잘 설명한다.
하지만 2장, 3장의 기업과 투자 이야기는 딱딱한 편이다. 기업보고서의 성격이
강해서 지루한 면이 있다. 변화하는 광고계에 대해서도 진단하고 마케터가 할
일을 제시한다.
광고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광고의 주요
채널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을 뿐이다. TV 광고 시장이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시장 자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앱내 광고, PPL
등 새로운 광고 시장이 성장해 대체할 뿐이다. 어쩌면 성장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성장할 새로운 광고 채널을 미리 탐색하고 발굴하는 것 역시 ‘마케터의 일’
아닐까? - 255p.
마케팅의 참신한 예를 들어준 책으로 '도쿄의 디테일(생각노트)'을,
마케터(기획자)의 능력을 키우는 책으로 '기획자의 습관(최장순)'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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