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연필이다 - 연필만큼 기본에 충실한 도구가 또 있을까. 연필의 재발견

그래, 나는 연필이다 - 연필만큼 기본에 충실한 도구가 또 있을까. 연필의 재발견


1. 그래, 나는 연필이다 - 연필만큼 기본에 충실한 도구가 또 있을까. 연필의 재발견


그래, 나는 연필이다 / 박지현 / 퓨처미디어
 
     연필을 손에 쥐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써 나가며, 미래로 진보하는 자유를 얻는다. 세월을 이겨낸 위대한 발명품과 작품들의 시작엔 연필이 함께 했다. 베토벤의 오선지와 반 고흐의 화폭, 그리고 에디슨의 손에도 연필은 쥐어져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 쓰여 있는 이 문장들은 연필의 존재와 가치 그리고 의미를 압축한 문장이다. 처음 글자를 배우고 익힐 때 손에 쥐었던 연필, 이후 필기구는 다양해졌지만 연필만큼 기본에 충실한 도구는 없다. 손으로 연필을 쥐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곧바로 창의성과 연결된다. 편리함과 자유로움은 말할 것도 없다.

     연필로는 쓰고 지울 수가 있죠. 어떤 사람들은 이걸 자유라고 표현하기도 해요. 실수해도 지울 수 있는 자유 말이에요. 이는 연필의 가장 주된 특성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이 장점은 창의성과도 연결되죠. 잘못 써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되기에 아무런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 40p.

연필은 아주 사소한 물건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사소함은 곧 잊기 쉬운 존재가 되기도 하지만 저자 박지현처럼 사소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작은 것의 가치를 찾고 즐기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 존재는 계속 이어진다.

저자 박지현은 헨리 페트로스키 교수의 저서 [연필]을 접하고 '연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연필]은 1997년에 국내에 소개되었고, 저자는 훗날 연필에 관한 다큐를 만들겠노라 마음먹는다. 그리고 방송국 PD로 일하면서, SBS스페셜 '연필, 세상을 다시 쓰다'의 다큐를 만들었다. 다큐에는 헨리 페트로스키 교수와의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다. 다큐는 연필 깎기의 달인, 연필 조각가, 잡지 관계자, 애니메이션 감독 등 연필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 [그래, 나는 연필이다]는 다큐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연필의 매력을 하나 꼽으라면, 애니메이션 감독 안재훈의 말을 언급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이유라면 기회가 공평하다고 할까요. 고가의 장비를 떠나서 그냥 흑심을 감싸고 있는 나무토막 하나 가지고 자기 노력으로 그림에 다가가는 거니까요. 가장 정직하고 올바르고 동기가 좋은 물건이 아닐까 싶어요. - 212p.

나무와 흑연으로 이루어진 연필, 작고 사소한 연필 하나로 명작을 쓰고 그리는 일은 얼마나 공평한 일인가. 요즘처럼 빈부 격차 때문에 삶의 의욕이 꺾이는 상황에서 참 마음 든든한 물건이다. 그러고 보면 연필만큼 공정하고 공평한 물건은 없다.

연필을 쓰는 일은 인생과 닮았다. 

     인생은 연필 같아요. 처음엔 길게 시작했다가 점차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잖아요. 그리고 사라지죠. 짧아지니까. - 170p.

연필을 사랑하는 사람들, 연필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1)작고 사소한 것의 의미와 2)사물과 특정한 주제에 관해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게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49p). 3)연필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또한 4)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단순한 것을 인식하고, 일상의 단순한 일들에 감사하게 해준다(97p). 무엇보다도 작은 것의 가치를 들여다보고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연필의 재발견이다.

연필 / 헨리 페트로스키 / 홍성림 / 서해문집
연필 : 가장 작고 사소한 도구지만 가장 넓은 세계를 만들어낸

2. 그래, 나는 연필이다 - 연필과 명상  

연필이라는 게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아요. 스튜디오 이름처럼 연필로 명상한다고 하는데, 스테프들이 처음 왔을 때는 '나뭇잎을 그려라, 나무를 그려라'하면 그 이미지를 생각으로 그려요. 그런데 이건 연필을 들고 나뭇잎이든 나뭇가지든 사람이든 실물을 잘 들여다보면서 그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죠. 그릴 때 느낄 수 있는 교감같은 게 다르고 또 그림을 볼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하나는 나이가 들어서 느끼는 건데, 어머님들이 항아리를 닦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장독대 항아리를 단지 일로써 닦는 게 아니라 닦으면서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많은 시름을 잊기도 하는데요. 연필에 그런 지점이 있어요. 깎다 보면 짧은 순간이지만 느낄 수 있는 생각이 있고요. 그리고 점점 손때가 묻는 걸 보면서 느껴지는 체취도 있고요.

가장 중요한 이유라면 기회가 공평하다고 할까요. 고가의 장비를 떠나서 그냥 흑심을 감싸고 있는 나무토막 하나 가지고 자기 노력으로 그림에 다가가는 거니까요. 가장 정직하고 올바르고 동기가 좋은 물건이 아닐까 싶어요. - 212p.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의 안재훈 감독.



3.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연필 깎는 소리로 하루가 시작되는 것 

9시가 되자, 전원이 자기 자리에 앉아서 나이프를 손에 들고 연필을 깎기 시작한다. 연필은 스테들러 루모그래프의 2H. H나 3H를 쓰는 사람도 있다. 설계 현장에 컴퓨터로 제도작업을 하는 CAD가 도입되는 것은 아직 몇 년 뒤의 일이지만, 제도용 까만 연필심지와 심지홀더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아직도 연필로 제도하는 설계사무소는 드물었다.

입사하자 선생님이 손수 내 이름이 새겨진 오피넬 폴딩나이프를 연필 깎는 데 쓰라며 주셨다. 짧아진 연필은 리라 홀더를 끼워 쓴다. 길이가 2센티미터 이하가 되면 매실주를 담는 큰 유리병에 넣어서 여생을 보내게 하는데, 병이 가득 차면 여름 별장으로 옮긴다. 쓸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난로 곁 선반에는 연필로 꽉 찬 유리병이 일곱 개나 늘어서 있다.

연필 깎는 소리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은 기타아오야마나 여름 별장이나 같았다. 시작해보니 분명히 그것은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작업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끓이는 향내처럼, 연필을 깎는 냄새에 아직 어딘가 멍한 머리 심지가 천천히 눈을 뜬다. 사각사각 하는 소리에 귀의 신경도 전원이 켜진다. 핸들식 연필깎이는 딱 한 개. 여름 별장 가사실에 있는데 마리코가 사용하고 있다. - 63p.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 김춘미 / 비채
Masashi Matsuie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막강한 캐릭터 블랙 쇼맨. 시리즈가 반갑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막강한 캐릭터 블랙 쇼맨. 시리즈가 반갑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최고은 / RHK
Black Showman to Maboroshi No Onna / Keigo Higashino, 東野圭吾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최고은 / RHK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는 유명한 캐릭터가 두 명 있다. 유가와 교수와 가가 형사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시리즈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던 때, 작가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한다. 

블랙 쇼맨. 시리즈 첫 작품인 장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다. 하나는 ‘코로나 현실’을 잘 반영한 묘사였다. 코로나가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장례식장, 식당, 카페, 숙박업소의 현황이 잘 묘사되었다. 업소의 방역, 손님의 주의사항, 마스크 착용 습관, 대인관계 등을 빠르게 작품에 적용하였다. 또 하나는 ‘블랙 쇼맨’의 등장이었다. 이 인물은 알려진 게 거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과거에 마술을 했다는 것과 도쿄에서 바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과거 잘나가던 마술사 가미오 다케시는 눈속임과 손기술, 화려한 쇼맨십으로 상대방의 눈과 귀, 마음을 빼앗는 기술이 탁월하다. 작은 단서 하나로 많은 것을 유추하는 능력은 현대판 셜록 홈즈 같다. 게다가 과감한 행동력은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 시키며 작품의 재미를 증가시킨다. 전작이 장편의 묘미를 잘 살렸다면, 후속작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단편의 맛이 잘 우러난다. 단편으로 재정비했으니 그다음 작품은 장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쿄의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바 '트랩 핸드'와 마스터 가미오 다케시. 그는 바에 찾아온 고객의 사연에 맞춰 칵테일을 만든다. 손님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과 비밀이 있다. 이번 작품은 세 명의 여성이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 3편을 엮은 것이다. 마스터 다케시는 카페를 찾아온 손님을 응대하며 그들의 문제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물심양면 도와준다. 

1) 맨션의 여자
막대한 유산으로 물려받은 여성. 오래전에 관계를 끊은 친오빠가 등장하면서 유산을 노린다. 여성은 그에게 한 푼도 떼 줄 생각이 없다. 그런데 여성에게는 또다른 사연이 있었다. [외사랑(아내를 사랑한 여자)]에서 등장했던 ‘호적 바꾸기’가 다시 등장한다. 작은 단서, 소품 하나, 말 한마디로 중요한 내용을 알아내는 다케시. 천하무적이다.

2) 위기의 여자
‘트랩 핸드’에서 첫 데이트를 하는 남녀. 사귈까 말까 망설이는 분위기. 여자는 남자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때 마스터 다케시의 눈에 남자의 몹쓸 짓이 포착된다. 화려한 손기술로 여자를 위기에서 구하고 남자를 응징한다. 이 여자는 다음 편에도 깜짝 등장한다. 

3) 환상의 여자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했던 여자. 죽은 연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다케시는 여자가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남자의 숨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치밀한 사전 준비, 지인들의 도움, 의외의 인물 섭외. 신기술 ‘딥페이크’를 적용한다. 불륜과 치정극으로 시작했지만 따뜻함과 치유로 마무리 짓는다.

자신의 발목을 잡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후회하고,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현실의 자신을 갉아먹는다. 세 여성이 그렇다. 인생의 새로운 출구를 찾으려 애쓰지만, 매번 망설이고 포기한다. 벗어나려면 태세를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 원점에서, 근본을 바꾸는 것이다. 다케시 모든 문제의 출발점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도착점을 알아낸다. 그리고 도착점에 이르는 가장 바람직한 길을 찾는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 연작을 통해, 분량은 적지만,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아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비극의 원형을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낸다. 작가의 매력, 캐릭터의 매력이 풍성한 작품이다. 블랙 쇼맨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 정도 작품이면 조만간 영상화될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어떤 배우가 좋을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배우가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블랙쇼맨 시리즈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 최고은 / 히가시노 게이고 / 알에이치코리아(RHK)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최고은 / 히가시노 게이고 / 알에이치코리아(RHK)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 최고은 / 히가시노 게이고 / 알에이치코리아(RHK) 

독거인의 코인빨래방 이용기. 그리고 지구를 살리는 빨랫줄.

독거인의 코인빨래방 이용기. 그리고 지구를 살리는 빨랫줄. 


코인빨래방과 빨랫줄. 

세탁기가 고장 났다.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세탁기를 새로 사야 하는데, 사정이 있어서 미루고 있다. 그럼 빨래는 어떻게 하는가. 여름이라 옷이 얇으니 매일 조금씩 손빨래한다. 이것도 나름 할만하다. 문제는 이불이다. 습한 여름, 장마철, 이불은 늘 눅눅하다. 관리를 잘못하면 곰팡이도 생긴다. 퀴퀴한 냄새도 난다. 조금이라도 햇살이 비치면 이불을 널어야 한다. 

집 근처에 코인빨래방이 있다. 생긴 지는 2년 정도 되었다. 장사가 안되는 치킨집이 있었다가 문을 닫고 한동안 내부 수리를 하더니 빨래방이 생겼다. 독신 도시인의 로망 중 하나가 야간에 코인빨래방 가서 세탁하며 시간 보내는 거라고 누가 그러던데. 내가 사는 곳은 대도시가 아니고, 빨래방도 도시 외곽에 있어서 낭만은 없다. 그저 빨래방의 효용성만 있을 뿐이다.


코인빨래방 내부

코인빨래방 내부


전혀 이용할 것 같지 않던 빨래방을 내가 이용하게 된 것은 세탁기가 고장 난 이유 때문이다. 당장 이불을 빨아야겠고. 그래서 하루 날 잡아서 갔다. 처음 사용하는 거니까 사용설명서 잘 읽어보고 지폐를 500원 동전으로 바꾸고 빨래 시작. 무사히 첫 사용을 마쳤다. 옆에는 건조기도 있다. 500원 동전 하나 넣으면 세탁한 것을 건조할 수 있다. 나는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탈수만 하고 나왔다. 그리고 아파트 놀이터 옆 철제 벽에 넣었다. 무더운 여름, 햇볕에 빨래 말리기는 그야말로 ‘친환경’적이다. 돈도 안 들고 기계에 말린 것과는 다르게 더 뽀송뽀송하다.

존 라이언의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에 보면, 7가지 물건 중 하나가 ‘빨랫줄’이다.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인데, 건조기의 전기사용이 많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겨울, 비 올 때, 장마철에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한여름 뙤약볕을 그냥 흘려보낼 수 있나. 더위로 힘들지만 빨래 말릴 때라도 이용할 수 있으면 좋지. 


이불을 널다

이불을 널다

영상 :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한 마을이 필요하다. 유코에게는 엄마 두 명, 아빠 세 명이 있다.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한 마을이 필요하다. 유코에게는 엄마 두 명, 아빠 세 명이 있다.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세오 마이코 / 권일영 / 스토리텔러
Maiko Seo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 / 세오 마이코 / 권일영 / 스토리텔러


이 소설의 주인공인 17살 소녀 유코는 엄마가 둘, 아빠가 셋이다. 소설은 가족관계가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 처한 아이의 성장기가 주된 이야기인데, 좋은 부모 되기, 좋은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우울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이 깨져서 다행이다. 유코는 좋은 부모들, 좋은 이웃들 덕분에 밝고 행복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 환경이 바뀔 때마다 하게 되는 걱정들은 유코를 안쓰럽게 바라보게 한다.

어떤 사람을 진짜 아빠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를 낳은 아버지, 핏줄로 이어진 아버지가 진짜라면 그 아빠와 가족으로 지낸 기간은 짧다. 게다가 그때는 내가 어렸기 때문에 기억도 흐릿하다. 특히 엄마 기억은 전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아빠 말로는 내가 세 살이 되기도 전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데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엄마 사진을 보면 왠지 아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지 또렷하게 떠오르는 추억은 하나도 없다. 나를 낳은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삼 년을 함께 지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이렇게 흐릿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철이 들기 전에 사라지면 아무리 중요한 사람이라 해도 이렇게 잊고 마는 걸까?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엄마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면 늘 쓸쓸한 마음을 안고 살아야만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 36p.

친엄마는 유코가 세 살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이후 아빠는 재혼을 하고, 새엄마 리코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사정상 아빠와 리코는 이혼을 하는데, 리코가 아빠 대신 유코를 키운다. 리코의 두 번째, 세 번째 재혼으로 유코는 두 번째, 세 번째 아빠를 만난다. 그들은 모두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나름의 방식으로 애쓴다. 그 모습이 참 숭고하다.

소설은 17세 딸 유코와 37세 세 번째 아빠 모리미야의 일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유코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모리미야는 수험 뒷바라지를 위해 회사에서 회식도 하지 않고 늘 일찍 퇴근해서 간식을 준비하는 등 수험생을 둔 부모 역할을 충실히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서툰 면도 있고 오해도 하지만, 둘은 서로 조심하며 아빠와 딸의 관계를 잘 이어나간다.

소설은 유코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마침내 결혼을 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유코는 그동안 자신을 키워준 새엄마 리코, 두 번째, 세 번째 아빠를 찾아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 부분이 감동이다.

불쑥 결혼을 하겠다며 인사하러 오는 것은 놀랄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지만 받아들여 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시간과 거리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잠시나마 부녀지간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392p.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취직했을 때도 어느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지만 결혼은 알려야 할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새로운 가정을 꾸민다. 지금까지 부모가 되어 주었던 분들에게 이제 마음 놓으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 394p.

어찌 보면 복잡한 재혼 가정이지만, 심각한 가족의 불화나 재혼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심리적 어려움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문제가 없지는 않겠지만 등장인물들은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그 문제를 잘 넘긴다. 보호자들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 등이 보기 좋다. 그리고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서 어엿한 사회인이 되고, 아이가 결혼을 해서 하나의 가정을 꾸리는 모습이 독자들을 안심하게 한다.

진짜 행복이란 누군가와 함께 기쁨을 누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자기가 모르는 커다란 미래로 바통이 넘겨질 때다. - 467p.

책을 덮으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소설이지만 실제 이야기인 수기 같다. 곁에 있는 사람이 더욱 소중해진다. 아이는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고 온 마을이 키운다는 말도 있고, 낳기만 한다고 부모가 되는 게 아니라는 말도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부모들은 ‘좋은 부모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아동 학대 사건을 뉴스에서 접하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친부모, 양부모)이 좋은 부모가 되려고 애쓰며 자식을 키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월급 역전 – 회사인의 가치는 업무 능력, 개인 브랜드, 평판으로 평가된다.

월급 역전 – 회사인의 가치는 업무 능력, 개인 브랜드, 평판으로 평가된다. 

 
월급 역전 / 신우익 / 한빛비즈

직장인 최대의 관심사는 연봉이다. 얼마의 연봉으로 일을 하는지, 향후 연봉 인상은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따져본다. 취업을 앞둔 사람도 마찬가지다. 연봉은 회사를 선택하는 데 제일 먼저 고려하는 대상이다. 처음부터 높은 연봉을 받는 직장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직장에 다니면서 연봉을 차근차근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꾸준히 자신의 몸값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기업 인사전문가이며 경력 관리 전문가다. 저자는 직장인이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직할 때마다 직급과 연봉이 오르기 마련이다. 이직에는 목표와 전략이 필요하다. 목표는 오로지 한층 더 성장하는 것이었다. 단순한 이직이 아닌 업무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은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14가지 전략을 보여준다. 새로운 직장을 선택할 때 유의할 점부터 이직을 준비할 때 신경 써야 할 것, 경력 관리에 필요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링크드인 활용법, 경력직 면접 팁, 커뮤니케이션 기술, 효과적인 발표 스킬, 중간 평가, 상사와의 관계 관리법, 자기계발까지 폭넓게 내용을 구성하였다. 핵심은 업무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것. 몸값이 올라가면 더 나은 조건으로 직장을 옮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경력은 자기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지금의 업무가 경력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면, 그런 일을 찾아 도전하는 것도 좋다. 저자는 이력서 쓰는 법, 면접 준비 등 실질적인 내용도 언급하지만,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평판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도 말하고 있다.

     당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연봉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다. 현재 회사에 연봉 인상 말고 어떤 기회와 장점이 있는지, 이직했을 때 어느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지 따져보고,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곳에서 경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91p.

회사는 일을 시킬 뿐 직원의 실적과 가치를 챙겨주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높여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에 따라 연봉이 결정된다. 업무 능력, 브랜드, 평판이 가치를 말해준다. 특히 '평판 조회가 중요한 이유', '직원 평가에 관한 3가지 오해', '저성과자들의 3가지 공통점' 등은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인데, 업무 담당을 하는 저자의 입장에서 솔직히 말해주고 있다.

책이 진솔하고 명쾌하다. 저자 자신의 경험이 잘 반영되어있고, 인사관리 업무를 하는 입장이라, 마치 개인 상담을 받는 것처럼 책이 알차다. 저자는 이 책으로 독자의 경력 관리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직장인들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당신의 회사생활은 어떤가요?

매해 똑같은 연봉인상률에 지쳤다.
일한 만큼 인정을 못 받는 것 같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지 못했다.
지금 회사에서 성장하기에 한계가 보인다.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계획 중이다.
이직을 생각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좀 더 체계적으로 경력 관리를 하고 싶다.
커리어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제 당신이 커리어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 때.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3권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3권


내게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하나의 로망이었다. 카페에 앉아 작은 스케치북에 연필로 쓱쓱 그림을 그리는 것. 얼마나 멋있는 장면인가. 한때는 그리기 관련 책을 찾아보고 연습을 했었다. 그런데 그림 실력은 쉬 늘지 않았다. 꾸준히 해야 하는 것, 자기 성향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것, 그리고 그림 그리는 몇 가지 기법.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그중에 제일은 ‘꾸준함’이다.
 
그림 그리기 관련 책 중에서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책, 남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3권을 골랐다. 순서대로 ‘꾸준함’, ‘개인 특성’, ‘그리기 기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있고, 잘 그리고 싶은 욕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1. 꾸준함


철들고 그림 그리다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잉 시간)
정진호 / 한빛미디어 (2012년) 

철들고 그림 그리다 - 정진호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잉 시간)

철들고 그림 그리다 - 정진호 (잊었던 나를 만나는 행복한 드로잉 시간)


공대 출신 직장인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와 과정을 담았다. 그리기와 일상의 행복을 이야기한다. 매일 꾸준히 그림을 그렸더니 100일, 6개월, 1년 뒤에 실력이 늘었고, 그에 따른 행복감도 얻었다. 꾸준함의 위대함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생활에 임하는 자세도 이와 같다. 그림에 국한하지 않고, 꾸준히 행함은 그에 따른 결과를 낸다. 

저자는 ‘예술=일상’으로 생각한다. 예술은 일상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잔잔한 감동을 나누는 것부터 예술이 시작되는 것이다. 저자에게 그리기는 목적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수단이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기술보다는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낼 수 있는 경험담을 책에 담았다.

2년 동안 차곡차곡 쌓인 그림은 하나의 결실이며 참고서이며 꾸준함의 증거다. 저자는 그렇게 일상 예술가가 되었다. 


2. 개인 특성


그림은 금방 능숙해지지 않는다 (개인 맞춤형 그림 트레이닝북)
나리토미 미오리 / 양필성 / 스몰빅아트 (2016년) 

그림은 금방 능숙해지지 않는다 - 나리토미 미오리

그림은 금방 능숙해지지 않는다 - 나리토미 미오리


당신은 왜 그림을 그리려 하는가? 그림 그리는 목표가 분명해야 그림 실력도 빠르게 향상된다. 직업으로 그림을 그리는가, 아니면 취미로 그리는가. 목표에 따라 그림 분야도 달라지고 접근 방법, 수단도 달라진다. 그림이 목적인지 수단인지, 그리고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그림 실력의 수준까지 분명해지면 목표에 도달하는 시기도 빨라진다. 

저자는 사람마다 성격이나 사고방식, 목적에 따라 그림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그 방법을 분류하였다. 자가 제시하는 개인 맞춤형 그림 트레이닝 방법으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그림 그리기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고민인 사람, 아무리 연습을 해도 그림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기본 가이드를 줄 수 있다. 


3. 그리기 기법과 멘탈, 꾸준함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 (혼자서 가볍게 시작하는 일상 드로잉)
이기주 / 스몰빅라이프 (2022년)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 - 이기주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


저자는 유튜브 15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림 크리에이터다. 저자는 영상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과감하게 그림 그리라고 열심히 부추긴다. 어릴 적엔 누구나 부담 없이 그림을 그린다. 벽이건 바닥이건, 손에 잡히는 모든 것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런데 나이 들면 주변에 신경 쓰느라 그림 그리기를 주저한다. 저자는 남 눈치 보지 말고 즐겁게 그림을 그리라고 용기를 준다. 다양한 기법도 쉽게 설명한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지 그 그림의 수준이 어떻고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 삐뚤삐뚤 선을 못 그려도, 색이 어색해도, 구도가 이상해도 내가 그린 그림은 잘 그린 그림이고, 하나의 작품인 것이다. 그림 그리면서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다. 이 책은 그림 그리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고,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즐겁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안내하는 가이드북이다. 일기를 쓰듯 편안하게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라. 그림 실력도 늘고 나날이 행복할 것이다.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홋카이도에서 만난 야생동물. 홋카이도의 생태환경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홋카이도에서 만난 야생동물. 홋카이도의 생태환경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 김창원 / 진선출판사
Minoru Taketazu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 김창원 / 진선출판사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가보고 싶은 곳,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곳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일본의 홋카이도다. 한반도보다 위도가 높아서 겨울에 춥고 여름에 선선하다. 바다 건너 러시아가 가깝다. 겨울에 눈이 많고,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사슴을 만나고, 산책하다 보면 곰과 마주친다는 곳이다. 

이 책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의 원제목은 [오호츠크의 열두 달]이다. 홋카이도 동북단에 거주하는 수의사 타케타즈 미노루의 일 년 사계절의 이야기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홋카이도에는 곰과 사슴, 그리고 각종 야생동물이 산다. 자연경관도 좋고, 보전이 잘 되어 있어서 야생동물이 살기 좋다. 다쳐서 자연에 방치된 동물도 있고, 민가로 내려오는 동물도 있다. 저자 본인은 물론 지역민 중에서도 부상 입은 동물을 자주 발견한다. 그리고 수의사에게 데려온다. 저자는 수의사 본분에 맞게 다친 동물들을 잘 돌보고 자연으로 되돌려보낸다. 이 책은 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자주 가는 공공도서관의 청소년권장도서 코너에 오랫동안 꽂혀 있던 책이었다. 국내에 소개된 때가 2008년이니까 내 눈에 들어온 지도 그만큼 오래 되었다. 인연이 닿아 읽게 되었는데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자연관찰(생태관찰)기는 실망시키지 않는다.'였다. 자연의 웅장한 스케일과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언제나 인간을 겸손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만든다.

지역주민들은 길을 잃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수의사에게 데려오고, 수의사는 야생동물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치료를 하고 재활훈련을 시킨다. 저자는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훈련에 전념하는 한편으로 홋카이도의 자연과 생태를 관찰하고 꼼꼼히 기록했다. 일본 북동쪽에 위치하고, 오호츠크 해를 바라고 있는 훗카이도 동부는 일본 본토와는 다른 생태 환경을 보인다. 

이 책은 40여 년에 걸쳐 이런저런 일들을 통해 경험한 홋카이도 동부에 대한 자연, 생태, 문화 보고서다. 저자는 오랜 기간 기록한 것을 12개월에 맞춰 정리했다. 야생동물, 홋카이도의 자연, 기후, 동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주민들의 생활에도 관심을 갖는다. 

저자는 수의사 생활을 하면서 자연보호, 환경보존에 대한 생각도 키운다. 자연이 훼손되고, 사람이 자연과 점점 멀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아이들이 자연과 가까이 지낼 수 있도록,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과 같이 애쓴다. 자연은 책으로 체험할 수 없다. 몸으로 움직여 경험해야 한다. 동물과의 교감은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인간으로서의 삶도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웬일인지 '평범함'이 우리 삶에서 잊혀 가고 있다. ~ 그런 면에서 비록 작은 일이지만 자기가 한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또 하나의 고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성긴 숲도 마침내 우거질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숲을 만드는 데 참가한 사람들은 숲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누구도 이 사실을 화제로 삼지 않는다. 다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255p.

자연과 가까이, 자연과 더불어 살게 되면 자연에 대한 책임의식, 인간의 책임감 같은 것이 생긴다. 그것은 후손을 위한 책임감이 되겠다. 남을 이해하는 마음, 길게 내다보는 안목, 욕심부리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을 느꼈다. 90여 장의 사진과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향토학자의 중요성이다. 지역의 자연과 지리, 생태, 역사, 문화를 기록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학자'가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면 충분히 '학자'라 할만하다.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 김창원 / 진선출판사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 김창원 / 진선출판사



Things I love about May: Bee Gees, green oaks, fringe tree, and decent weather.

Things I love about May: Bee Gees, green oaks, fringe tree, and decent weather. First of May by Bee Gees.   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