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특허로 평생 월급 받는다] 일생에 자기 소유의 지식재산권을 하나쯤 갖자.

[나는 특허로 평생 월급 받는다] 일생에 자기 소유의 지식재산권을 하나쯤 갖자. 


특허 달인의 직접 출원 노하우 
나는 특허로 평생 월급 받는다 / 허주일 / 부키

나는 특허로 평생 월급 받는다 / 허주일 / 부키




K-pop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 중 저작권 문제가 부각 되었다. 걸그룹이 부른 노래의 저작권과 피프티 피프티와 관련한 각종 상표권이 엉뚱한 사람들에게 등록되었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분노했다. 엄연한 뒤통수이며 사기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예전에도 있었다. 개그맨 이경규가 어느 방송에서 ‘꼬꼬면’을 만들었는데, 방송이 나갈 무렵 누군가가 ‘꼬꼬면’을 상표등록 한 것이다. 악의적인 상표등록이어서 훗날 이경규와 라면 회사에게 상표권이 제대로 돌아가긴 했다. 특허는 선출원이 원칙이지만 이렇듯 사회정의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어떤 종류의 사업이든 지식재산권 보유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지적재산권(특허, 저작권 등) 분쟁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전쟁이 대표적이며, 음악과 문학작품의 표절도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창작자 또는 발명고안자의 권리는 지적재산권으로 법의 보호는 받는다. 일정 기간마다 갱신하면 발명특허는 20년, 저작권은 저자 사후 50년까지 권리가 지속된다. 특허에 대해서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은 특허는 권리 보호가 목적이 아니라 기술 공개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기술(발명)을 공개하되 일정기간동안 원 발명자에게 사용우선권을 주는 것이 특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특허를 보유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우선 기술력과 발전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된다. 특히 사업자금을 융자받거나 투자받을 때 유리하다. 좋은 특허는 기술을 사업화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특허다. 간혹 특허를 위한 특허를 취득하는 경우가 있다. 기업의 평가, 사업자금 융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사업 성공하고는 무관한 경우가 되겠다.

전문 변리사를 통해 특허를 취득하면 보통 200만원 ~ 300만원 든다. 기업이나 단체가 아닌 개인이 이 비용을 지불하고 특허를 취득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그 특허로 사업을 하려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도 없다. 특허청에서는 출원 비용이 저렴한 인터넷 전자출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특허 문건 작성과 절차가 일반인에게는 어렵다는 것이다. 법률용어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심사를 쉽게 통과하기 위한 노하우도 모른다.

이 책은 실생활의 아이디어를 다듬어서 직접 출원하는 법을 알려준다. 특허 심사에 통과하는 방법과 사업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특허명세서의 각 항목별로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 몇몇 특허 사례를 인용해서 설명한다. 저자가 처음 특허를 내고 직접 출원을 하기 위해서 공부한 방법도 소개한다. 여러 특허 문건을 읽으며 분석을 하고 익숙해지는 것. 쉽게 말하지만 참 힘든 과정일 것이다.

이 책은 직접 출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로 연습을 해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역시 특허 문건 작성은 어렵다. 저자처럼 다른 특허를 참고로 많이 읽어보고 작성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특허를 하나둘 내놓다 보면 노하우가 생겨서 그다음 특허는 쉽게 나올 것이다. 그렇게 특허가 쌓이고, 그중 일부는 사업화하거나 권리이전을 하면 월급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활 아이디어를 흘려보내버리지 않고 정리하고 다듬는 것을 배우는 것도 이 책을 읽는 가치가 되겠다. 근로소득을 얻는 기간이 점점 짧아진다. 퇴직 이후에 창업을 하거나 금융투자를 하면서 소득을 얻는데, 특허를 이용한 수익창출도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특허 분류

특허분류



[서머 퀘스트, Summer Quest ] 아빠가 마지막으로 본 바다를 찾아 나선 히로키. 로드무비 & 성장소설

우리 아빠는 바다에서 돌아가셨어. 나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몰라. 아빠가 마지막으로 본 바다를 나도 보고 싶어. 여름에 떠나는 탐구 여행. 서머 퀘스트(Summer Quest).

[서머 퀘스트, Summer Quest ] 아빠가 마지막으로 본 바다를 찾아 나선 히로키. 로드무비 & 성장소설 


서머 퀘스트 / 기타야마 치히로 / 이소담 / 폭스코너
Summer Quest / Kitayama Chihiro 

서머 퀘스트 / 기타야마 치히로




이 책을 읽다 보면 영화 두 편이 생각난다. 하나는 로브 라이너 감독의 [스탠 바이 미, Stand by me] (1986년)이고 또 하나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기쿠지로의 여름, Summer Of Kikujiro] (1999년)이다. 이런 영화를 로드무비 & 성장영화라고 한다. [서머 퀘스트, Summer Quest] 는 로드무비 & 성장소설이라 하면 되겠다. 성장소설이 대부분 잔잔하고 희망적이다. 그리고 읽고 나면 주인공의 한 뼘 성장을 보게 되고, 읽는 사람도 마음이 한층 넉넉해진다. 이 아이가 앞으로 잘 자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 

히로키의 아빠는 히로키가 어릴 때 바다에서 죽었다. 엄마와 주변 사람들은 아빠의 죽음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주지 않는다. 뭔가를 숨기는 것 같기도 한데, 히로키는 단순히 슬픈 일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이모부의 집에서 우연히 즉석 카메라를 발견하고, 그 속의 필름을 인화해서 보게 된 사진에서 의문을 품는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그린 바다가 있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친한 친구들과 바비큐를 구워 먹다가 흥분해서 “잠깐 조개 좀 캐 올게”라고 말하고 훌쩍 들어가고 싶어지는 그런 바다. 잔잔해 보였던 바다인데,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갑자기 큰 파도에 휩쓸리거나 깊은 곳으로 빠지는데, 방심했던 몸으로는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친구들도 장난친다고 여겨 구하러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빠는 그렇게 죽은 거다. 그렇다고 믿으려 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건 그 사진 때문이었다. 우리 아빠는 자살했다. - 168p. 

친구 아라타의 도움으로 아빠가 죽은 바다, 사진 속 배경이 어디인지 알게 된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본 바다를 나도 보고 싶어(230p).’ 히로키는 그곳에 가보기로 한다. 용돈을 모으고, 일정을 잡는다. 열세 살 아이에게 처음 가보는 장소는 호기심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그 바다, 그 장소에서 무엇을 마주할 것인지 알 수 없다. 낯선 길에서 친절한 어른의 도움으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다. 처음 겪어보는 일, 그러나 한 번의 경험으로 두려움은 사라지고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런 게 성장한다는 것인가. 

집안으로 눈을 돌리는데 문득 방이 좁아진 느낌이었다. 바닥에 대자로 누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형광등 갓도, 축 늘어진 끈도 똑같다. 당연하다. 며칠이나 집을 비운 게 아니니까.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늘 내가 어디에 갔는지. 뭘 봤는지. 내가 입을 다물면 전부 지금과 똑같다. 아빠 이야기가 나와도 계속 말하지 못하는 것도 똑같다. 달라진 점은 아빠가 죽은 바다를 내가 본 것뿐이다. - 195p. 

아라타의 집안은 화목하지 않다. 아빠와 엄마의 관계는 불안하고, 누나는 집을 떠나 먼 곳에서 학교를 다닌다. 아라타의 미래는 엄마의 계획대로, 엄마의 욕심대로 끌려갈 것이다. 아라타는 자신의 미래를 찾기 위해서, 누나에게 도움을 얻으려 한다. 누나가 있는 곳까지 먼 거리를 찾아가려 한다. 히로키와 아라타는 서로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그리고 서로에게 용기를 준다. 히로키는 아빠의 바다로, 아라타는 누나에게 향한다.

“중학교 입시는 그만둘 거야.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부속 중학교에 가서 도쿄대에 가는 건 엄마 꿈이니까. 나는 그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 중학교에 들어가면 중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거,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고등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거, 그런 걸 마음껏 하고 싶어. 그래서 6중에 갈 거야. 너랑 다른 애들이랑 같이.” - 237p. 

아무에게도 묻지 못했고, 듣지 못했던 진실을 찾기 위해 열세 살 소년 히로키. 인생에서 마주한 커다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누나를 찾는 아라타. 

아빠가 마지막으로 본 바다를 보러 가는 것. 히로키는 그 바다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깨닫고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어린 시절 뭔가를 찾아 떠난 여행(모험)은 우정과 용기를 얻고 정신적으로 한 뼘 성장한다. 한여름 풍경 묘사가 정겹고, 열세 살 아이의 시점이 아름답고, 어른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 소설이다.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 미래가 암울하다면, 직장에 얽매이지 말고 사업을 시작하라!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 미래가 암울하다면, 직장에 얽매이지 말고 사업을 시작하라!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패트릭 맥기니스 / 문수민 / 비즈니스북스
The 10% Entrepreneur: Live Your Startup Dream Without Quitting Your Day Job
Patrick J. McGinnis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나이 40이 넘으면 직장에서 잘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50이 되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요즘의 상황이 그렇다. 그래서 여러 전문가들이 갑작스런 실직과 조기 퇴직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른 은퇴도 마찬가지다. 60에 은퇴를 하면 앞으로 20~30년은 연금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 벌어 놓은 돈이라도 많으면 다행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매월 일정 급여를 받는 것은 매우 안정적이다. 상황이 좋을 때 얘기다. 만약 직장의 위기가 찾아온다면? 회사가 문을 닫거나, 회사에서 나가야 할 때 말이다. 불안할 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다른 길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옮기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다. 상황을 뒤로 미룰 뿐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미래가 불안하다면 직장에 얽매이지 말고 사업을 시작하라! 

저자는 투자자, 사업가, 자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는 근무하던 회사에서 좌천된다. 회사의 명운에 따라 달라지는 직장인의 운명에 대해서 회의를 갖던 중 과감히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를 겪기도 한다. 지금은 12개의 사업을 직간접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월급쟁이였던 저자가 12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 수 있었던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을 출간 당시(2006년)에 읽었는데,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하나의 수입원에서 다양한 수입원으로, 즉 N잡러가 되라는 것이다. 이왕이면 프리랜서 N잡러가 아니라 N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

자산의 10퍼센트를 투자하라

책의 원제목처럼, 자신이 가진 시간과 자본 중 10퍼센트를 새로운 사업에 투자한다. 처음엔 현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10퍼센트 투자'를 착실히 이행하면서 하나의 사업체를 만들고, 그것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또 다른 사업을 준비한다. 그렇게 해서 저자는 12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사업을 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너무 위험한 참견이다. 그러나 직장이 자기를 끝까지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은퇴든 퇴직이든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그리고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나와야 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앞으로 5년 후, 10년 후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희망적인 말도 해준다. 용기를 내라.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라.

     사업을 시작하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없으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은퇴할 필요도 없다. 본업을 좋아한다면 계속해나가고 사업은 관심사와 장점에 맞게 다듬은 뒤 투잡을 하면 된다. ‘10퍼센트’는 한 인간이자 전문가로서 당신의 모습을 반영하며 본업을 바꾸더라도 언제까지나 당신 곁에 남을 것이다. - 255p.

저자는 직장 생활에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현실에 안주하면 성장하지 못한다.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된다. 위험이 다가오고 있을 때, 미래가 암울할 때 과감히 도전하라. 월급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고, 직장은 오래 다닐 수 없다. 은퇴 전이라도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두어야 한다. 이 책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시작할 수 있는 사업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과 노하우, 또 사업의 위험을 어떻게 뛰어넘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핵심은 자신이 가진 것의 10 퍼센트를 투자하는 것에 있다. 사업에 필요한 3요소, 자금, 지식, 인맥을 파악하고 본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 그것이 10 퍼센트다 - 본업 외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도할 수 있는 사업 유형을 저자는 다섯 가지로 요약한다. 엔젤형, 고문형, 창업자형, 마니아형, 110 퍼센트 사업가형이다. 이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방향을 정할 수 있다.

     나는 남들이 으레 밟는 안전한 길을 걷는 대기업의 직원이자 ‘직장인’이라는 틀에 맞는 사람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사업이 가슴 뛰는 선택이겠지만 나는 사업이라는 말 자체가 두려웠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전에는 하지 못했던 ‘전업 사업가가 되는 대신,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내가 가진 자원과 에너지의 10퍼센트 정도만 투자한다면 가능해 보였다.

     10퍼센트 사업 프로젝트는 하기 싫은 일이나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해준다.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투잡으로 사업을 해 나간다는 것은 리스크를 무릅쓸 만한 여력이 되고 삶을 소중히 하며 활기차게 살아갈 역량이 있음을 의미한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언제나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하고, 새로운 것을 탐험할 수 있다. 상황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본업이라는 꽤 괜찮은 대안이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 125p. 

10퍼센트 투자를 100퍼센트 활용하는 법.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자산의 10퍼센트만 투자하라.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미니멀 라이프 - 집과 물건에서 자유롭기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미니멀 라이프 - 집과 물건에서 자유롭기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박건우 / 길벗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 박건우 / 길벗


서구 소비문화의 반대급부로 심플라이프가 한때 유행했다. 이것이 일본에 들어가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는데, 미니멀리즘이다. 이것이 확산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1년 동일본지진 때문이었다. 한순간에 집이 사라지면서 가지고 있던 많은 물건들도 없어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깨닫는다. 필요해서 차곡차곡 쌓았는데, 그다지 중요한 물건은 아니었더라. 그때를 기점으로 국내에도 미니멀리즘 열풍이 불었다. 

저자 박건우는 여행 인솔자, 여행 작가, 유튜버 3개의 직업을 갖고 있다. 반년 동안 1년 생활비를 벌고, 나머지 반년은 여행을 떠난다. 쉬 떠날 수 있으려면 욕심과 구속이 없어야 한다. 돈을 남들보다 많이 벌어야겠다는 욕심이 없고, 그러다 보니 소유하고 있는 물건도 많지 않다. 박건우는 ‘10분 안에 가진 물건을 세고, 20분 안에 여행을 떠나며, 30분 안에 이사를 하는 미니멀리스트’다.

저자는 미니멀리즘을 ‘필요 최소주의’라 표현한다. 무조건 물건을 비우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을 최소한으로 갖추고 사는 것이다. 저자의 미니멀라이프는 심플라이프에 기반을 둔다. 지금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살자, 물건을 쟁여두지 말자.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불필요한 것,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처분한다. 물건이 줄어드니 수입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생활의 자유가 생겼다. 특히 집에 대한 부담이 없다. 남들처럼 집으로 돈 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집이 없으니 물건 소유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중요하고, 꼭 필요한 것만 남는다.

여행 인솔자 일을 하고 있을 때, 어느 여행객의 행동이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남들은 사진 찍기 바쁜데 그 여행자는 풍경을 눈으로 찬찬히 음미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왜 안 찍는지 물어봤더니, 사진은 나중에 짐으로, 쓰레기로 변하더라는 것이다. 그는 지진 피해를 입었던 사람이었다. 

지진으로 집을 잃고 깨달았다. 집에 있는 물건은 대부분 필요 없는 것들이었다. 잃어도 곤란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인생에서 최대한 원점으로 돌아가고 나서야 정말 중요한 게 뭔지 깨달았다. - 일본 지진 피해자 인터뷰. 125p. 

재난으로 집을 잃고 물건을 잃었던 사람들에게 집과 물건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물건의 가치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의 존재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한다. 물건을 줄이는 미니멀라이프는 본연의 모습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미니멀리즘은 태어날 때처럼 순수한 나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미니멀리즘은 시작부터가 눈부신 전성기다. - 7p. 



저자는 여행 인솔자 일을 하며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여행을 다니며 여행 작가로도 영역을 넓혔다. 코로나 시대에 유튜브도 시작했다. 적은 돈을 여러 곳에서 꾸준히 모으고, 많이 소비하지 않으니 재정에 대한 걱정도 없다.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갖추고 사니 돈 쓸 일이 많지 않다. 

미니멀리즘,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여러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은 ‘따라하기’가 아닌 ‘지켜보기’ 분위기여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물건 줄이는 방법’,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법’을 다루는 책은 자칫 쫓아가기 바쁘다. 그런데 이웃집이 간소한 살림으로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경우라서 부담이 없다. 특히 저자의 철학이 돋보여서 좋다.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삶은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쓰레기를 줄인다. 소비에서 오는 경쟁과 대립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저자의 이런 자세는 바로 ‘평화와 환경’을 위한 일이다. 저자의 작은 실천이 본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물론 거창하게 인류를 위한 일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집과 물건으로부터의 자유’가 마음에 든다. 우리는 얼마나 집과 소유에 얽매여 살고 있는가. 내가 사는 집에 나보다 물건이 더 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건을 치우고 그 자리에 '자신'을 채워라. 소유는 구속이다. 적게 가질수록 자유롭다.

“만약 여러분이 물건에 삶의 주도권을 빼앗긴 기분이 든다면, 물건을 위해 집세를 내는 기분이 든다면, 이제 필요 없는 물건과 이별할 때가 왔다는 뜻입니다.”

블로그 라이프를 위한 점검 및 개인적인 방침

블로그 라이프를 위한 점검 및 개인적인 방침


이번 티스토리 사태를 맞이하여 내 블로그 생활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을 할 것인지 기술(도메인, 서버)과 창작(글쓰기 주제, 블로그 목표) 면에서 몇 가지 방침을 정했다.


1. 블로그 운영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서 블로그를 3개 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도메인과 서버에 비용을 들여 운영하는 것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티스토리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대로 유지한다. 추가 글은 한 달에 2~3개 정도 추가하는 것으로 하고, 이 상태에서 나오는 수익을 취한다. 

새로 시작하는 블로그는 구글 블로그다.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데, 기존의 티스토리와 다른 점은 개인 도메인을 구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AAA.com 도메인을 구입하고, 이것을 구글 블로그 AAA.blogspot.com 도메인에 연결하여 사용한다. 

도메인은 개인, 서버는 구글. 이렇게 6개월 정도 운영하다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세 번째 블로그를 개설한다. 이때는 워드프레스를 이용한다. 도메인도 구하고, 서버도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개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 되겠다.


2. 글쓰기

티스토리는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운영한다. 글은 한 달에 2~3건 추가한다. 구글 블로그와 워드프레스 블로그는 다른 주제로 운영한다. 6개월의 시간 동안 블로그 주제를 확정한다. 잡다한 것은 티스토리에 올리면서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블로그 당 일주일에 1건 이상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1년 이상 꾸준히 글 쓰면 블로그 지수도 올라갈 것이다.


3. 블로그 수익

애드센스 수익을 얻는다(1차). 블로그 주제 관련하여 지명도를 쌓고 글이 충분히 모이면 책을 출간한다(2차). 협찬 및 광고(3차)까지 수익 라인이 이어지면 좋겠는데, 그것은 지켜봐야 한다. 

이번 티스토리 사태는 기존 사용자에게 큰 장벽이며 스트레스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어떻게 넘어가느냐 하는 것이 그 다음 블로그 라이프를 위해서 중요하다.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심사숙고 끝에 방침이 정해지면 차근차근 실행에 옮긴다.


[파이어족이 온다 ] 65세까지 일할 필요 없다. 파이어족이 되자.

[파이어족이 온다 ] 65세까지 일할 필요 없다. 파이어족이 되자.


경제적 자유란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갖는 것.

FIRE. 파이어족이 온다 / 스콧 리킨스 / 박은지 / 지식노마드
Playing with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 How Far Would You Go for Financial Freedom? / Scott Rieckens

FIRE. 파이어족이 온다 / 스콧 리킨스

FIRE. 파이어족이 온다 / 스콧 리킨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파이어

경제와 소비 생활에는 다양한 유행이 있다. ‘욜로’와 ‘소확행’이 그렇다. 최근에 불고 있는 바람은 ‘파이어(FIRE)’다. 파이어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로, 경제적 독립을 이루어 조기 은퇴하는 것을 말한다. 파이어는 1990년대 등장했지만, 2008년 경제위기, 전 세계적 저성장 흐름, 준비 없이 은퇴한 사람들의 빈곤함과 위기를 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파이어는 욜로와 소확행을 넘어 금융위기 후 전 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은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경제라이프의 혁명이자,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다.

재태크는 오랜 기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분야다. 돈을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불려서 얼만큼의 부를 이룰 것인가, 이것이 주된 관심이자 목표였다. 파이어는 여기에 ‘은퇴’라는 재테크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사고의 전환이 되겠다. 궁극적인 경제생활의 완성을 보여준다.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도 파이어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지만, 왜곡된 부분도 있다. 무조건 돈을 많이 벌어서 빨리 은퇴하는 것이다. 그래서 코인이든, 주식이든 한방에 크게 수익을 얻는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직업전선에서 물러나는 ‘은퇴’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파이어는 전혀 다른 의미와 수단을 내포하고 있다. 

일단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월급을 받고, 적게 쓰고, 많이 절약해서 꾸준히 돈을 모은다. 그리고 수익률 좋은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소득 외 수익을 얻고, 계획된 은퇴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월소득, 저축액, 투자수익에 따라 앞당겨지기도 하고 늦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은퇴자금을 마련한다는 근본적인 목표는 바뀌지 않는다. 은퇴에 대한 생각도 확고하다. 단지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갖는 것.

이미 파이어의 최종 목표를 달성한 많은 사람이 각자의 분야에서 열정을 갖고 계속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세계여행을 하거나, 비영리 단체 활동을 시작하거나, 창의적인 일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단지 단순하게 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사람도 많다. 사실 이런 움직임에는 '조기 은퇴'라는 용어도 포함되지만 파이어족 중에는 은퇴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의미를 거부하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경제적 자유는 돈을 벌든 안 벌든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융통성을 갖는 것이다. 파이어는 남은 평생을 해변에서 칵테일이나 마시며 보내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를 꿈꾸며 책상 앞에 앉아 퇴근 시간만 기다리지 말고 당신의 인생에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쓰자는 것이다. - 12p. 

저자 부부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봤을 때 고수익 근로자가 분명하다. 하지만 월급을 받으면 바로 쓰다 보니 저축액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들은 아직 젊다며 안일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왜 통장은 항상 비어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절박함을 느끼고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파이어다.

저자는 우선 성공한 파이어를 찾아 나서고 그들이 행동한 것을 보고 배우기로 한다. 파이어 모임을 찾아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을 얻는다. 부부의 수입과 생활양식을 분석해서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파이어 첫 단계를 실행한다.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불필요한 것, 과한 비용을 쓴 것들을 살펴본다. 처분할 수 있으면 처분한다. 


경제적 자유를 가능한 빨리 이루고 싶다면 지출비용부터 극단적으로 줄여야 한다(84p). 

재정적인 부분은 본인 혼자의 생각과 의지로는 할 수 없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 가족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제일 먼저 아내에게 파이어를 설명하고, 그것을 실행한 것임을 선언하고 협조를 구한다. 아내는 남편의 취지에 동의하지만, 막상 소비를 줄이려니 망설여지는 게 당연하다. 소비 중 가장 큰 비용과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집과 차인데, 거기부터 양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내도 파이어에 동참하기로 한다.

그날 저녁 가장 흥미로웠던 일은 바로 테일러(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파이어에 대해 전파하는 것을 듣는 것이었다.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린 이후 아내가 속으로는 생활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에 동참하고 싶지 않지만 나 때문에 할 수 없이 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아내가 파이어의 원칙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숨은 공식까지 설명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그동안 내 불안감이 모두 사라졌다. - 142p.

부부는 성공적으로 파이어족이 되었을까? 이 책이 대답이다. 기존의 생활 습관, 소비습관을 뜯어고쳐 예전보다 적게 쓰고 많이 저축하기 시작했다. 직업에도 변화가 생겨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되었다. 파이어로 가는 길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시도하면 뭔가 성취하게 되어있다. 앞서간 사람들이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았고, 그것을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아주 간단한 방식이다. 

파이어의 지름길 : 더 적게 쓰고 더 많이 저축하고 나머지는 투자하는 것.

파이어의 일반적인 계획은 수입의 50~70%를 수수료가 적은 주식이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서 대략 10년 안에 수동적 소득이 발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빨리 은퇴하는 것이다. - 13p.

저자는 단지 직장 생활의 미래와 생활비를 걱정했던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파이어족이 된 지금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파이어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었고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겼다. 미래의 불안감에서 벗어났고 조급함도 이겨냈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 또한 생겨났다. 파이어를 실천하면서 인생이 바뀐 것이다.

이제 내가 파이어에 끌렸던 이유를 찾았다. 나는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긍정적인 기업가 정신으로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다. 일정 수익을 내야 한다는 걱정이 없을 때 내가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답은 알 수 없지만 질문 자체만으로도 나는 신이 났다. - 179p.




파이어로 가는 7단계

1단계 : 가진 것을 계산하라
2단계 : 저축액과 지출액을 확인하라
3단계 : 일일 지출비용을 줄여라
4단계 : 주택, 자동차, 식비. 큰 세 가지를 줄여라
5단계 : 저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라 
6단계 : 소득을 늘려라
7단계 : 파이어 공동체를 찾아라


비용 절감 기본 원칙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남은 돈은 투자한다. 비용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와 주거비처럼 큰돈이 나가는 항목을 눈여겨보는 것이다.

1. 버는 돈보다 적게 써라
2. 차액을 투자하라
3. 자동차와 집 구입 예산을 눈여겨보자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 그녀를 죽인 범인과 그녀의 목을 자른 자의 대결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 그녀를 죽인 범인과 그녀의 목을 자른 자의 대결 


그녀를 죽인 자 따로, 목을 자른 자 따로.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 시라이시 가오루 / 이소담 / 위즈덤하우스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 시라이시 가오루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 시라이시 가오루


당신은 이 주인공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작가인지 출판사인지 독자에게 이런 도발을 한다. 그리고 첫 장면을 읽으면서 ‘도대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평범한 회사원 시라이시 가오루. 남의 눈치는 전혀 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옳다고 믿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거침없는 인물이다. 사교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 특이한 성향의 주인공이다. 그래도 오랜 친구 ‘노다’가 있다. 뛰어난 임기응변으로 큰 거래를 여럿 성사시킨다. 회사에서는 본질을 파악할 수 없는 직원이다. 

시라이시 가오루는 어느 날 시부야 하치코 동상 앞에 ‘그녀’의 머리를 가져다 놓는다. ‘도대체’는 여기서 나왔다. ‘그녀’는 누구이며, 그녀를 죽인 자는 또 누구인가. 시체에서 머리만 가져다 놓은 이유는 또 무엇인가. 더 놀랄 일은 아무런 동요 없이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르는 가오루다. 단지 가오루는 머리 주인을 알아볼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참 엽기적인 인물이다. 

하치코 동상 앞에 서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편의점 봉지를 뒤적였다. 왼손에 든 가방으로 감추면서 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 서리가 끼어 파란 비닐 시트에 붙은 탓에 양손을 사용해야만 했다. 뒤를 지나는 구둣발 소리가 등을 찌르는 듯했다. 그러나 조심하자면 끝이 없다. 나는 그녀를 봉지에서 쑥 끄집어내 양 손바닥으로 관자놀이를 집고 살며시 들어 동상 다리 사이, 받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 10p. 

평온하던 대도시는 엽기적인 사건에 발칵 뒤집힌다. 그러나 생각보다 사건은 빨리 진전되지 않는다. 그 많은 CCTV와 몇몇 증거들이 있음에도 경찰의 수사는 성과가 없다. 

사건이 일어난 이후, 아니 내가 사건을 일으키고 나서 벌써 사흘째다. 그렇게 확실한 실마리가 있는데도 아직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디 있나. 내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 고생을 하며 그녀의 머리를 잘랐다고 생각하는가. 이제 서둘러 조사하기만 하면 된다. 시부야 역 앞에 사람 머리를 유기한 엽기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나를 체포하기 위해. - 52p. 

그 일을 저지른 당사자 가오루는 평소처럼 회사를 다니는 데, 의문의 전화를 한 통 받는다. 

‘나는 네가 그녀의 머리를 가져다 놓은 일을 알고 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번에는 ‘그녀’의 손가락이 이케부쿠로 공원에서 발견된다. 전화를 건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집과 시체의 존재를 알았을까. 혹시 그가 그녀를 죽인 범인이 아닐까. 경찰은 용의자로 가오루를 지목한다. 가오루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그녀를 죽인 진짜 살인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누군가 그녀를 죽였고, 가오루는 단지 그녀의 머리만 잘랐을 뿐이다. 또 누군가 그녀의 손가락을 잘라 공원에 갖다 놓았다. 주인공과 범인 모두 정상이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녀를 죽인 범인, 가오루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범인의 윤곽이 잡힌다. 제일 가까이 있는 인물,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인물. 그러나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두 번의 반전 끝에 사건의 내막이 드러난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초반부의 서사를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모든 복선은 의미 없어 보이는 텍스트 속에 있기 마련이다. 

친구 노다를 집에 데려가 냉장고 속 그녀를 보여주었을 때, 노다는 놀라지 않는다. 가오루보다 더 침착한 것 같다. 직장에서 아웅다웅하는 실장도 냉장고 속 그녀를 목격한다. 등장인물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그 와중에 가오루는 길거리에서 테러를 당하고, 지역적 정전으로 냉장고는 기능을 못하고 있다. 좌충우돌. 심각한 범죄 상황에서 주변 상황은 시트콤을 보는 듯하다. 가오루의 직장 상사는 대학동문이며 가오루가 머물 집을 소개시켜 주었다. 회장의 비서실장과 연애 중이다. 가오루가 경찰에 쫒기는 상황에서 상사는 범인의 실마리를 추리한다. 혼돈 속에서 가오루는 또 다른 가설을 세운다. 두 번째 반전으로 상황은 끝을 맺는다. 

앞에서 가오루는 사교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가오루는 세상사에 초연한 듯 관심이 없고 비관적인 생각이 바닥에 깔려있다. 미래를 희망하기보다는 현실에 만족하며 소소하게 살자는 요즘 일본 청년 모습이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불편해한다. 하지만 ‘연결’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세상과, 사람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젊은이다. 죽은 그녀, 그녀를 죽인 그, 어떤 식으로든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죽은 그녀를 나몰라라 할 수 없고, 죽인 그를 무작정 매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됐다. 그녀는 그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단 한 명이라도 알고 있는 인간이 있다면, 고독하지 않다. 내게는 노다와 실장이 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내가 있다. 그렇다면 기쁘겠는데, 실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인간이란 혼자 살아가기 어렵다. 아니, 혼자 죽기도 어렵다. - 311p. 

시라이시 가오루는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로 제29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상 우수상을 받으며 미스터리 작가로 데뷔한다. 사건이 엽기적이지만 내용과 전개방식은 참신하다.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을 필명으로 한다. 주인공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는 것,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후속작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도 기대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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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I love about May: Bee Gees, green oaks, fringe tree, and decent weather. First of May by Bee Gees.   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