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가, 울컥 - 책 읽다가, 울컥. 독자를 웃고 울리는 박찬일의 아련한 이야기들.

그의 글이 [시사IN]에 연재가 되었고, 많은 독자들이 글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재가 중단되었을 때 독자들의 문의가 빗발쳤고, [시사IN]은 그 글들은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박찬일은 밥 먹다가, 울컥했고, 독자들은 책 읽다가, 울컥했다. 

밥 먹다가, 울컥 - 책 읽다가, 울컥. 독자를 웃고 울리는 박찬일의 아련한 이야기들. 


밥 먹다가, 울컥 / 박찬일 / 웅진지식하우스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밥 먹다가, 울컥 / 박찬일



예전에 모 신문을 읽다가 한쪽 구석에 실린 칼럼을 보게 되었다. 지방의 오래된 식당(노포)에 관한 글이었다. 글이 진솔하고 인상 깊었다. 다 읽고 저자를 다시 봤는데, ‘박찬일 셰프’라고 적혀있었다. 요리사 박찬일을 처음 알게 된 때였다. 박찬일을 다른 곳에서도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첫 순간은 그 칼럼을 읽었을 때였다. 이후로 그의 글을 자주 읽었고, 방송에 나오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그때마다 처음 읽은 그의 글을 떠올렸다.

박찬일 셰프는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하다. 신문과 잡지 등 다양한 곳에 글을 쓴다. 그는 요리와 오래된 가게, 술과 사람에 관한 글을 쓴다. 발품 찾아간 노포, 술잔 기울이며 만난 사람들, 그들과 같이 먹었던 음식. 그의 글에는 정이 있고, 인생이 담겨 있다. 과거의 고달팠던 삶, 가난했던 유년 시절, 어려운 현실을 보내고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는 시대의 이야기다.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쉬 좌절하지도 않는다. 묵묵히 이겨내며 제 갈 길을 간다. 그렇게 공부하고, 일하고, 음식 만들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 경험이 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멋들어지게 꾸민 글이 아닌, 저자의 진솔하고 올바른 글이 독자의 마음에 깊이 파고든다. [시사IN]에 글을 연재하고, 독자의 반응이 좋아 책으로 만들어졌다. 글이 한데 모여 여러 사람들에게 읽히게 되어 기쁘다. 

그의 글에 울고 웃는 독자들은 좋은 글에 위안을 받으며, 먹고 사는 일에 진심을 다하게 된다. 음식과 가게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련하다. 무엇을 먹고, 누구와 먹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삶을 성찰하게 만든다. 먹고 사는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이 책 읽다가 울컥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1부 : 그렇게 사라져 간다
2부 : 차마 삼키기 어려운 것들
3부 : 추억의 술, 눈물의 밥


(책의 내용 발췌)

1. 늙은 아버지의 등을 함부로 보지 마시라. 

살아생전 몇 가지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어머니는 늘 일을 하시니, 새벽같이 나가셨다. 아침은 아버지가 차려 드셔야 했다. 어머니가 뭘 준비해놓지 않고 나간 날 아침에는 손수 음식을 만드시기도 했다. 두부를 꺼내고 간장과 다진 마늘에 파를 넣고 두부조림을 하시곤 했다. 술을 퍼마시고 들어와 자고 있는 나를 깨워 밥을 먹이셨다. 나는 그게 참 싫어서 짜증을 냈다. 그러다 숟가락을 들면 어찌나 또 맛이 있던지, 숙취의 이부자리에 누워 맛있는 두부조림의 유혹과 불편한 겸상의 선택 사이에서 잠깐씩 고민도 했다. 아버지는 무릎이 나오고 보풀이 인 낡은 내복차림에 등을 구부리고, 가스레인지 앞에서 두부를 조렸다. 그 모습은 아버지를 기억하는 중요한 스틸처럼 남았다. 늙은 아버지의 등을 함부로 보지 마시라. 슬픈 그림을 영원히 당신에게 남기는 일이다. 

돌아가시고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된 것은 누구나 대개 그렇듯이, 아들은 아버지를 벗어날 수 없다는 유전의 모진 힘 같은 걸 느끼고 있었달까. - 72p.


2. 고추장 1킬로그램과 마른 멸치 

나는 오래전 이탈리아에서 아주 개고생을 하면서 요리를 배웠다. 제일 힘든 게 음식이었다. 매일 오일에 버무린 스파게티와 송아지고기를 먹었는데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사람이 살 수가 없었다. 송아지고기는 싸고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어서 주인이 매일 주다시피 했다. 동네에 한식당은커녕 중국식품점도 없었다. 음식이 안 맞으니, 안 그래도 마르던 몸이 피골상접 상태로 가고 있었다. 매일 열 몇 시간씩 일하지, 제대로 못 먹지(송아지고기밖에 먹을 게 없었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는 시체처럼 누워 있었다. 삐걱거리는 싸구려 침대 밑에 전갈과 도마뱀이 돌아다니는 방에서.

그렇게 지쳐가고 있을 때였는데, 가게에 웬 소포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고추장 1킬로그램과 마른 멸치였다. 어떻게 알았는지, 서울의 그 녀석이 보내준 것이었다. 운송료가 고추장과 멸치 값의 열 배는 들었을, 지구를 반 바퀴 돌다시피 해서 녀석의 마음이 왔다. 밥을 지어서 고추장 두 숟갈쯤에 멸치 몇 개를 부수어 넣고 엑스트라버진 최상급 올리브유로 비볐다. 먹는데 눈물이 났다. 

정작 한국에 와서 진짜로 크게 울어버리는 일이 새겼다. 녀석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저세상으로 떠나버린 것이었다. 영정 안에서 웃고 있는 후배를 보니 심장이 턱 막혔다. 요즘도 마트에서 고추장을 볼 때마다, 내게 보내준 것과 똑같은 빨간 상표 고추장을 볼 때마다 나는 발바닥이 쑤욱 꺼지는 것 같다. 사람은 기왕이면 오래 살아야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쁜 기억도 막 쌓아서 나중에 죽어도 아무런 미련을 갖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 32p.


3. 인생은 낯선 여행지의 식당 메뉴 같은 거

인생은 낯선 여행지의 식당 메뉴 같은 거라고 했다. 메뉴판에 적힌 것과 달리 뭐가 나올지 모른다고. 우리는 보통 ‘꼬였다’고 했다. 인생 꼬였네. 군대 생활 꼬였네. 회사 생활 꼬였네. 꼬인 줄을 풀다 보면 어느새 삶은 풀 수 없는 실타래 같은 거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 202p. 



나는 안개 잦은 곳에 산다.

나는 안개 잦은 곳에 산다.


내가 사는 곳엔 금강이 지나간다. 강, 호수가 있는 지역은 안개가 자주, 짙게 낀다. 새벽 운전을 하려는데 안개가 자욱하면 정말 난감하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표현을 실감한다. 눈앞 5미터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안개 풍경은 볼만하다. 이런 멋에 푹 파지면 헤어나질 못한다.

소설 속에서 짙은 안개 속을 걸어 신선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종종 묘사된다. 안개가 짙게 낀 날 새벽이면 나는 내가 사는 곳이 신선이 사는 곳인 상상을 한다. 그리고 나는 신선이라 생각하며 잠시 시간을 보낸다. 김승옥의 [무진기행], 이외수의 [벽오금학도]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 사는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면, 몇 가지 지역 선정 기준을 두고 있다. 가까운 곳에 산이 있으면 좋겠고,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으면 좋겠고, 집 근처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강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곳이 흔하냐고? 지금 내가 사는 곳이 그렇다. 그래서 쉬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고, 새로운 곳을 찾지 못하는 이유다. 

- 2024.03.20.


안전 안내 문자. 짙은 안개 주의

안전 안내 문자


안개 낀 집 앞 1

안개 낀 집앞 풍경 01


안개 낀 집 앞 2

안개 낀 집앞 풍경 02



‘마케터의 일’에 관한 책 두 권. 도쿄의 디테일, 마케터의 여행법

마케팅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넓게 보거나 깊게 보거나. 어느 방식이든 ‘관찰’을 하고 그것을 실행(투자, 창업)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세상 살아가는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여행은 다양한 경험으로 마케터의 자질을 향상시켜준다.


‘마케터의 일’에 관한 책 두 권. 도쿄의 디테일, 마케터의 여행법



1. 마케터, ‘넓게 보기’와 ‘깊게 보기’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콘셉트의 책 두 권이 출간되었다. 두 책 모두 ‘마케터의 일’에 관한 책이다. 마케팅은 자주 쓰는 용어이지만 많은 의미를 갖고 있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개념이다. 마케팅 일을 하는 마케터의 일 또한 범위가 너무 넓다. 두 책은 마케터의 여행을 통해서 마케팅 아이디어를 얻고, 여행으로 마케팅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콘셉트는 매우 유사하다. 다른 점은 하나는 ‘넓게 보기’를 하고 다른 하나는 ‘깊게 보기’를 한다는 점이다.

[마케터의 여행법]은 유럽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것을 투자로 이끄는 내용이다. 여러 지역이고 관련 분야(업종)도 많다. [도쿄의 디테일]은 도쿄의 몇몇 인기 있는 장소에서 경험하게 된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었다. 신선함과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마케팅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넓게 보거나 깊게 보거나. 둘 다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어느 방식이든 ‘관찰’을 하고 그것을 실행(투자, 창업)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세상 살아가는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여행은 다양한 경험으로 마케터의 자질을 향상시켜준다.


2. 도쿄의 디테일 - 도쿄에서 디테일을 찾다.

도쿄의 디테일 / 생각노트 / 북바이퍼블리

도쿄의 디테일 / 생각노트



회사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담당했던 저자는 좋은 브랜드와 트렌드 관련 이야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한다. 그 내용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고, 브랜드와 마케팅, 트렌드의 영역을 관통하는 하나의 콘셉트인 ‘디테일’에 주목하며 다양한 사례들을 찾는다. 그리고 스스로 기록활동가라 부른다.

‘디테일(detail)’은 영어의 사전적 의미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다. ‘세부적인’, ‘꼼꼼함’ 이면의 무엇, 저자는 고객의 입장에서 체감하는 감동의 순간을 '디테일'로 정의한다(325p). 이러한 디테일의 이면에 자리하는 중요한 가치는 성실함이다. 언뜻 지루하고 귀찮게 보일지언정 한계를 극복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어마어마한 노력이 성실함을 만들고, 디테일로 연결된다.

디테일의 감각을 익히는 최선의 방법은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저자는 도쿄의 디테일을 경험하고 기록한다. 저자가 도쿄에서 메모하는 기준은 1) 기존에 보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나 디테일, 2) 아이디어나 디테일을 기반으로 떠올린 영감과 인사이트, 3) 영감과 인사이트를 공유했을 때 정보 가치가 생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일으킬 수 있는 것, 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였다.

     communication / stategy / interview / respect / marketing

도쿄에서 경험한 디테일은 작은 배려에서 시작한 것부터, 본질에 충실한 것, 또는 역발상으로 이루어진 것 등 다양하다. 이런 것까지 신경 썼나 싶을 정도로 감탄하고, 몇 가지 사례는 감동을 넘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교토에 있는 금각사와 은각사의 입장권은 그 자체가 부적입니다. 입장권이 곧, 그의 집안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 이런 입장권이라면, 사람들이 더 오래 간직하려고 하지 않을까요? - 207p.

저자는 직장인들의 ‘저녁’을 겨냥한 비즈니스(100p), 모듈화로 커스터마이징하는 시대(81p), 상품이 아닌 상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디스플레이하는 시대(315p)를 예측한다. 이런 디테일은 '표준'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다. 한 끗 차이로 새로움을 가져온 사례(259p)다. 산업의 흐름과 고객의 취향을 살펴보고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얻는다.

     기존에 있는 것에서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디테일을 보강하는 작업도 물론 의미 있지만, 존재하지 않던 분야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새로운 기획으로 선보이는 작업도 넓은 의미의 디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110p.

무엇보다도 디테일은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 핵심이다. 진정성을 어떻게 고객에게 전달하는가, 그것이 문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는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잘 파악한 뒤 혜택이 느껴지도록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325p).

     무엇이든 진정성이 느껴지는 비즈니스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 312p.

이 책의 디테일을 말하자면, 군더더기 없고, 겸손하고, 알차다. 그리고 신선하다. 저자의 다른 저작물을 기대한다.


3. 마케터의 여행법 - 마케터와 투자자의 관점에서 여행하기

마케터의 여행법 / 김석현 / 북스톤

마케터의 여행법 / 김석현



마케팅은 좁게 말하면 잘 팔리도록 기획하는 것이고, 넓게 말하면 제품의 기획부터 제조, 판매, 영향을 아우르는 말이다. 저자는 책 첫머리에서 간단하게 마케팅을 정의한다.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와 관련된 모든 행위 전반이 마케터의 일이다(8p)’. 마케터의 자질과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취향’인데, 좋은 마케터는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취향은 경험을 통해 생겨나고, 시간이 쌓이면서 다듬어진다(25p). 좋은 취향이란 좋은 제품 및 서비스를 알아보는 안목이다. 좋은 취향은 투자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행은 취향을 만드는 유용한 수단이다(25p).

이 책은 마케터와 투자자의 관점에서 저자가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관찰하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한다. 유럽은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곳이며, 앞선 소비 트렌드를 먼저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유럽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과 시대 흐름에 맞춘 기업의 다양한 시도를 전한다. 유럽 시장에서 저자의 관점은 세 가지다. 1. 지속 가능한 경영, 2. 브랜드 경험, 3. 투자 감각.

마케팅은 단순히 물건을 많이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더 좋은 상품, 더 좋은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문화에 기여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경영이다. 길게 내다보는 시각은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현대의 마케팅은 그런 개념이 필요하다. 긴 시간 개념, 넓은 공간 개념이 마케팅에 접목되면 다양한 제안들이 나올 수 있다.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인문학적 배경, 성향 등도 마찬가지.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이자 마케팅 전문가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쓴 책 가운데 [컬쳐 코드]가 있다. 컬처 코드란 ‘특정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 의미’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동일한 제품 또는 서비스라 하더라도 문화권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을 실시하고 다른 광고를 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역시 그 사회 컬쳐 코드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 230p.

과거의 마케팅은 일종의 전문지식이자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상식이 되었다. 세상 모두가 무언가를 마케팅한다. 마케터는 차별화에 대한 노력이 습관이 되어야 한다. 여행은 그런 감각을 키우기에 효과적이다. 거기에 투자 감각이 더해지면 ‘관찰 -> 마케팅 -> 투자 ->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의 범주가 달라지고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저성장에 대해서 높은 접근성과 낮은 가격을, 유럽 축구에 대해서 스포츠 마케팅을 언급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디에선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마케터라면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physical distance)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까지 줄일 수 있는 접근성 마케팅 혹은 접근성 브랜딩에 관해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 79p.

     장기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득 수준이 낮고 차량을 보유하지 않으며 도시에 사는 1~2인 가구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이들이 유통업체에 기대하는 니즈는 높은 접근성과 낮은 가격이다. - 84p.

     축구를 비롯한 모든 프로스포츠의 본질은 마케팅이다. 축구를 볼 때도, 야구를 볼 때도, 이종격투기를 볼 때도 이 점을 유념한다면 마케터로서 한층 흥미로운 관찰이 가능할 것이다. - 158p.

마케터가 지녀야 할 자질과 자세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이 된다. 1장에서 다루는 마케터의 여행기술은 저자의 의도와 행동을 잘 설명한다. 하지만 2장, 3장의 기업과 투자 이야기는 딱딱한 편이다. 기업보고서의 성격이 강해서 지루한 면이 있다. 변화하는 광고계에 대해서도 진단하고 마케터가 할 일을 제시한다.

     광고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광고의 주요 채널이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을 뿐이다. TV 광고 시장이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시장 자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유튜브, 인스타그램, 앱내 광고, PPL 등 새로운 광고 시장이 성장해 대체할 뿐이다. 어쩌면 성장하고 있는 혹은 앞으로 성장할 새로운 광고 채널을 미리 탐색하고 발굴하는 것 역시 ‘마케터의 일’ 아닐까? - 255p.

마케팅의 참신한 예를 들어준 책으로 '도쿄의 디테일(생각노트)'을, 마케터(기획자)의 능력을 키우는 책으로 '기획자의 습관(최장순)'을 추천한다.


욜로졸로 바이크 여행 – 아빠와 함께, 친구와 함께. 행복한 바이크 라이딩 라이프

아빠와 함께, 친구와 함께 바이크 라이딩을. 전국 일주, 제주도 일주. 바이크 라이딩 라이프

욜로졸로 바이크 여행 – 아빠와 함께, 친구와 함께. 행복한 바이크 라이딩 라이프 


욜로졸로 바이크 여행 / 이다람 / 영진미디어 
여행하고 노래하는 라이더의 바이크 라이프

욜로졸로 바이크 여행 / 이다람 / 영진미디어



내게는 오토바이 라이프의 로망이 있다. 영화 [탑건]이 시작이었다. 톰 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다음, 박흥용의 만화 [호두나무 왼쪽 길로]를 보면서 ‘오토바이로 전국 일주를 해보자’는 희망사항이 생겼다. 20대 초반에 지인의 오토바이로 연습을 했다. ‘이제 오토바이만 구입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다음 진척이 없었다.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오토바이만 보면 부러워할 뿐 희망사항은 거기서 멈췄다. 요즘은 간접경험, 대리만족으로 유튜브 영상을 찾아본다. [다람의 욜로졸로] 채널도 그렇게 알게 되었다. 

저자 이다람은 음악인으로 직업활동을 하고, 취미로 바이크 라이프를 즐긴다. 유튜브 영상에는 강원도 지역이 자주 나오는데, 채널 주인이 원주에 거주하고 있어서 라이딩 코스가 자연스레 강원도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저자는 전국 일주 라이딩도 도전하고, 알찬 라이딩을 하고 있다. 

영상 중에서 가장 인기 있고 댓글이 많은 영상은 저자가 아빠에게 오토바이를 선물하는 영상이었다. 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부모는 자식이 오토바이 타는 것을 반대한다. 그래서 저자는 아빠 몰래 오토바이를 탔다. 그렇지만 계속 숨길 수는 없는 일이어서, 아빠에게 고백(통보)하고 허락받는다. 그리고 아빠도 같이 오토바이를 타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아빠에게 바이크를 선물하기로 한다. 뜻밖의 선물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빠와 지켜보는 딸. 행복한 아빠와 딸의 모습이었다. 이후로 부녀는 같이 라이딩을 즐긴다. 

라이더가 피할 수 없는 기변병, 전국 일주, 제주도 일주 이야기가 재미있다. 라이딩은 혼자 하는 취미이지만 라이딩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훈훈하다. 오토바이로 하나 되는 관계. 이런 영상들을 유튜브에 올렸더니 구독자도 생기고, 방송도 출연하고, 책도 내게 되었다. 하나를 열심히 하니까 많은 일이 생기고 좋은 결실도 얻었다. 무엇보다도 바이크 라이딩이 즐겁고 삶이 행복하게 되었다. 

바이크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다. 주변의 걱정과 만류가 있었음에도 과감히 용기를 내서 도전한 것이다. 인생에는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 용기가 필요하다. 첫발을 내디디면, 시작하기 전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저자의 라이딩이 언제나 안전하고 즐겁기를 바란다. 아빠와 행복하기를, 주변인과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기를 바란다. 역시 삶은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한없이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하면, 그 길은 계속해서 어려운 여정이 될 것이고, 어렵고 힘들어도 이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면 내 일상은 행복으로 채울 수 있게 되겠지. 낯선 길 위에서 뜬금없이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 여행은 좋은 기억을 남겨 주지만, 사실 여행하는 당시에는 잘 모른다. 몸도 힘들고 짧은 일정에 바삐 돌아다니다 보면 오히려 집이 그리울 때도 있다. 그래서 여행은 얻는 게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행할 때는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여행에서의 반짝이는 추억들이 내 삶을 가득 메워 주니까. 이번 여행도 그러했다. - 53p. 

영화 : 탑건 
만화 : 호두나무 왼쪽 길로 / 박흥용 / 황매
유튜브 : 다람의 욜로졸로, YU.SR500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 외환 투자, 돈으로 돈을 산다.

부동산은 엄두가 안 나서, 주식은 너무 어려워서, 가상화폐는 위험해 보여서 투자를 망설인다고? 달러 투자(외환 투자)가 있잖아.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 외환 투자, 돈으로 돈을 산다.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 박성현 / 알에이치코리아(RHK)
(성공률 100% 투자자의 기발한 파이프라인)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 박성현 / 알에이치코리아(RHK)



투자의 시대. 외환(달러) 투자도 좋은 투자.

월급만으로 부를 축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양한 투자를 시도한다.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주류 투자가 있는가 하면, 일반인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 투자로 부를 이루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것을 보고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도 많아졌다. ‘투자의 시대’라 할만하다. 

달러 투자(외환 투자)는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금융 관계자나 금융전문가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환 투자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투자 문턱을 낮춘 사람이 바로 투자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박성현이다. 박성현은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몸소 시도해보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외환 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성공적인 외환 투자 방식을 정리했다. 그리고 책과 강연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하고 있다.


돈으로 돈을 산다.

다른 투자와 달리 외환 투자는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고 안전하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가치 있는 자산이 그 대상이다. 돈은 물건을 사기 위한 '수단(도구)'이며,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물건이다. 이것이 외환 투자의 기본이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어떤 대상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내는 행위다. 그런데 그 대상을 싸게 사려면 너무 당연하게도 그 대상의 ‘적정 가치’를 알아야 한다. ‘묻지 마 투자’가 위험한 것은 바로 적정한 가치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상을 사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말처럼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절대로 돈을 잃을 일이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돈의 가치는 어떤가? 부동산이나 주식과 비교할 때 현금은 ‘그것의 가치’를 산정하기 매우 쉽다. 다소 허무하게 보일 정도로, 그 가치가 아주 명확하게 커다란 숫자로 적혀있기 때문이다. 5만 원짜리 지폐의 가치는 5만 원, 100달러짜리 지폐의 가치는 100달러다. 다소 말장난 같아 보이는 ‘돈의 가치’는 달러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25p. ~ 26p.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거래 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

원/달러 환율은 원화와 달러의 교환 비율이다. 예를 들어 1달러가 1,200원일 때, 1,200원으로 1달러를 산다. 1달러가 1,300원이 되면 10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한다. 외환 투자의 수익은 싸게 사서 수수료를 제하고도 남을 만큼 비싸게 팔 때 생긴다. 여러 은행과 증권사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하는 데, 경우에 따라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수수료와 우대율은 금융사마다, 시기마다 달라서 외환 투자를 시작한다면 수시로 확인해서 적절한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달러 투자의 타이밍은 데이터로 판단

언제 사는 것이 싸고 언제 파는 것이 비싼지 판단해야 한다. 박성현은 네 가지 지수를 만들어서 투자에 적절한 시기를 판단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저자는 2장의 3절 ‘데이터가 알려주는 투자 퇴적기’ 부분에서 1)52주 평균 달러, 2)달러 갭 비율, 3)적정 환율, 4)투자 적합성의 지표를 설명한다. 저자는 앱을 통해 네 지수를 제공한다. 투자자는 이것을 참고하여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달러 투자(외환 투자)는 돈으로 돈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요소가 거의 없다. 상대 나라의 화폐가 비정상적으로 급등, 급락하지 않는 한, 그리고 그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손해 볼 일이 없다. 특히 달러는 전 세계 기준 통화이기 때문에 원화로 달러를 사는 것 자체가 ‘안전’하다. 달러 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날 상황이라면 매도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미국 여행을 가서 달러를 쓰면 된다. 달러로 미국 주식을 사는 방법도 있다. 저자는 달러 투자를 설명하지만 외환 투자의 기본이기도 하다. 엔화, 유로화 등 경제 규모가 큰 다른 외환 투자도 마찬가지다. 환율의 입장에서 세계 경제를 바라보기 때문에 경제 입문, 경제 해설용으로 읽어도 좋을 책이다. 이 책이 이론에 해당한다면 다음 책은 실전용이다. 실제 투자를 보여준다. 은행, 증권사 선정, 매수, 매도 절차 등을 보여준다.

달러 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 박성현 / 길벗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한 2023년, 그리고 자판기 커피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한 2023년, 그리고 자판기 커피


다이어리를 들춰보니, 2023년의 첫 소비는 1월 2일 도서관 자판기의 커피 300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소비도 12월 31일 커피 300원이었다. 자판기는 공공도서관에 있는 기계인데 오래된 기계고, 지폐와 동전만 먹는다. 그래서 지폐나 동전을 가지고 다녔다. 나는 가끔 봉지 커피를 사두고 정수기 물에 타 마시기도 했다. 

자판기는 가끔 고장이 났다. 고장이 잦자 사람들 불평불만이 이어졌다. 기계가 10년은 훨씬 넘었으니 새로 바꾸라는 것이다. 카드도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보탰다. 도서관 직원은 난처하다. 자판기는 도서관 직원 입장에서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해가 바뀌어 2024년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자판기가 고장 났다. 오래된 기계이니 고장 난 것이 뜻밖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 수리하려고 보니 부품이 없단다. 어쨌거나 새 기계로 바꿔야 한다. 

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을 떠올려보다가 읽은 책을 찾아봤다. 

처음 읽은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다. 그다음 책은 [1973년의 핀볼]이었다. 2023년에 나는 하루키의 책을 초기 작품부터 읽기로 마음먹었다. 초기 3부작을 거쳐, 그다음 4부작(‘양을 쫓는 모험’ 중복), 태엽 감는 새 등을 순서대로 읽었다. 마지막에 읽은 책은 [1Q84-3]였다. 

2023년은 하루키와 함께한 한 해였다. 모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들이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면서 자판기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자판기는 이제 곧 새것으로 교체된다. 2024년은 새로운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서관 자판기 두 대

도서관 자판기 두 대


고장난 커피 자판기

고장난 커피 자판기

- 2024.01.22.



문구의 모험 - 문구의 역사는 곧 인간 문명의 역사

문구의 역사는 곧 인간 문명의 역사라고 말해도 그리 심한 과장이 아니다. ~ 생각하기 위해, 창조하기 위해 우리는 뭔가를 적어두어야 하고 생각을 체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구가 필요하다. - 347p.

문구의 모험 - 문구의 역사는 곧 인간 문명의 역사


문구의 모험 / 제임스 워드 / 김병화 / 어크로스
Adventures in Stationery / James Ward 

문구의 모험 / 제임스 워드 / 김병화 / 어크로스


가끔 문구점에 들를 때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문구는 전통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필기구와 노트만 해도 쉽게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것들을 하나씩 둘러보다 보면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문구는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호품으로의 역할도 한다. 문구점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문구류에 둘러쌓인 것은 곧 풍요로움이다. 

오랜 기간 노트와 필기구를 비롯한 전통적인 문구가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지금은 컴퓨터와 휴대폰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문구는 우리 주변에 있다. 특별한 것을 제외하고 문구는 값비싼 것이 아니었다. 값싸고 작은 물건(노트, 연필, 볼펜, 지우개, 풀, 포스트잇 등등)으로 우리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직장생활을 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건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에 문구를 비치해둔다. 

문구가 상업적으로 대량 보급되던 때,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개발자의 이야기. 기업의 개발 전략, 판매 전략, 그리고 하나의 기호품으로 문구를 사용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문구에 대한 시시콜콜한 것부터 중요한 역사의 한 축이 될 만한 이야기까지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세상은 가끔 이 작가처럼 편집증이라 할 만큼 뭔가에 집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런 결과물을 접할 수 있다. 저자가 문구에 집착하고 자료를 모으며 책을 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물건들 뒤에 있는 사람들. 브랜드 뒤에 있는 그들의 이름, 그들의 삶, 그들의 역사. 그들은 누구였을까? 그들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알아내고 싶었다. - 37p.

저자는 온갖 종류의 문구에 대해서 역사와 발전, 응용에 대해서 많은 사실을 들려준다. 너무 작고, 흔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물건이지만 아이디어 하나를 내놓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그 치열한 과정을 볼 수 있다. 문구의 발전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역사와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종이 위에 뭔가를 쓰는 것은 인간의 창의성을 발현하는 훌륭한 행위다. 문구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무리 IT기기가 발달하고 업무 환경이 변하더라도 문구의 역할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고, 새로운 기능과 형태의 문구가 등장할 것이다. 문구는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을 것이다. 아날로그 문구와 디지털 기기는 역할이 다르고 태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한 확신을 책의 뒷부분에 남긴다. 감히 말하건대, 인류의 문명은 문구의 도움으로 - 특히 종이와 연필 - 이만큼 이루어졌다. 앞으로의 미래도 문구에게 부탁한다.

문명이 처음 밝아올 때부터 존재했던 문구는 인터넷 따위의 엉성한 신출내기가 싸움을 걸고 자신을 죽이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터널에 갑자기 들어가더라도 펜은 작동이 중단되지 않는다. 연필로 쓸 때는 배터리가 닳아 충전기를 빌릴 일이 없다. 몰스킨 공책에 글을 쓸 때는 내용을 미처 저장해두기도 전에 오작동의 경고가 뜨거나 프로그램이 다운되는 사태가 일어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펜은 죽지 않는다. 펜이여, 영원하라. - 353p. 

문구는 형태를 바꿔가며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같이 읽어볼 책 :
1. 나의 문구 여행기 / 문경연 / 뜨인돌
2. 연필 / 헨리 페트로스키 / 홍성림 / 서해문집 
(가장 작고 사소한 도구지만 가장 넓은 세계를 만들어낸)
3. 그래, 나는 연필이다 / 박지현 / CABOOKS 
(영원을 꿈꾸는 연필의 재발견) 

Things I love about May: Bee Gees, green oaks, fringe tree, and decent weather.

Things I love about May: Bee Gees, green oaks, fringe tree, and decent weather. First of May by Bee Gees.   I've...